나의 이야기

과자를 먹으며 드는 생각

lkjfdc 2019. 11. 11. 17:16

 

 

 

 

 

 

 

마트에서 과자를 사왔다. 아이들은 봉지가 큰 과자를 집어 왔지만 난 양갱이나 젤리 초코렛을 집어왔다.

 

물론 계산은 아내가 했다.

 

지금 파는 과자와 30여년전의 과자는 품질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다.

 

70년대 부터 시판 된 것이 많은 걸 보면 아무래도 그때 부터 가게에서 파는 과자들이 다양해졌고 당시 지방마다 달랐던 아이스 바나 또는 우유 그리고 빵종류는 그 곳에서만 팔았다.

 

그러나 80년대가 지나고 90년대가 지나며 중소기업에서 만들던 과자와 빵 지방마다 달랐던 우유는 없어지고 있더라도 작은 가게나 문구점에서 팔았다.

 

80년대 말 당시에도 가게에 잘 팔지 않던 땅콩캬라멜이라던가 젤리가 명절날 특식으로 나왔고 어떨 땐 대통령 하사품이라며 카스테라가 나왔었다.

 

인사계통(병력을 배치하고 진급 포상 하는 조직)으로 나온 위문품상자엔 대기업의 과자가 있었고 군수계통 ( 먹을 것 입을 것 병기 탄약을 공급하는 조직)에서는 특식이나 매일 마다 전방이나 해안경계부대에 지급되는 먹거리는 내가 근무하는 곳만 그랬는지 지방중소기업의 것이 야간에 지급되었다.

 

 

그래도 6~70년대 근무하던 선배들에 비하면 풍족했고 다양했다고 들었다.

 

특히 군대매점인 P.X(지금은 충성마트)가 있는 상급부대나 대대급 부대와 달리 중대급 이하 소대나 분대급 부대엔 사먹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보니 가끔씩 오는 이동식 P.X(황금마차라고 함)를 기다렸다.

 

아니면 가족들이나 애인이 라면박스 같은데 꽉꽉 과자를 담아 소포로 보내주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연대급에도 있어 봤지만 대부분 격오지에 있어 P.X가 없었다.

 

대신 인근 마을에 가게가 있어 외상으로 거래를 했는데 계산은 봉급이 나오는 날 했는데 개별적으로 사먹는 건 없었고 부대이름으로 사와서 모두가 모였을 때만 자리를 만들어 회식을 했다.

 

가게주인은 지금처럼 전화를 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고 (부대전화는 도청의 위험과 민간인과 통화가 어려웠다.) 외상담당 거래 선임의 특별사인과 대략적인 품목이 있어야 주인에게 유효했고 가게를 갈 때는 2인 1조 반드시 선임이나 지휘관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했다.

 

한마디로 과자 사러 가는 길은 짧은 외출이었고 이것도 어느 정도 계급이 되어야 다녀 올 수 있었다.

 

 

가게 주인은 참전용사로 동네에서 당시에도 20여년 장사를 했는데 주변 부대 훈련상황 부터 역사 과거 있던 부대까지 훤했고 처음 면회를 올 때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병력을 찾을 수 있었다.

 

이유는 부대로 전화도 해서 부대에서 마중을 나오게 하기도 하고 짧게 시간을 못낼 경우 음식도 조리해서 팔기도 하고 간혹 시내로 나가는 차편이 없으면 주인이 자가용을 태워주기도 했고 간혹 휴가 때 차비가 없을 경우 돈을 빌려주기도 했었다.

 

또한 연말이나 월급날 외상값을 갚으면 음료수 박스나 과자를 따로 챙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회식을 할 때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대부분 큰 봉지에 든 새우깡이나 아니면 여러개 든 초코파이, 아니면 맛동산 같은 것이다 보니 작은 봉지에 든 초콜렛이나 양갱, 젤리 그리고 사탕 또는 캬라멜 같은 것이 아쉬웠다.

 

이유는 당시 특히 겨울밤은 긴데 잠을 거의 자지 않고 근무를 서거나 주특기 훈련 그리고 외곽의 근무가 있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다.

 

소리가 나는 큰 봉지의 과자 보다는 작고 오래 먹을 수 있는 특히 단맛이 강한 걸 선호했는데 단체회식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런 것은 확보하기 어려웠다.

 

결국 외박을 갔다오면서 사오거나 출퇴근 방위병에게 부탁을 하여 종류별로 사다 달라고 하면 몇일 동안 풍족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양이 많은 과자 보다 작지만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걸 좋아한다.

 

당시 휴가를 다녀오면 과자를 사오라며 만원짜리 한장을 손에 쥐어주던 선임들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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