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72

가을들판을 바라보며

가을이 오긴 온 것 같다. 귀뚜라미가 다니고 들판의 벼이삭은 영글기 시작한다. 다른 논의 벼이삭 보다 빠르게 익는 것 같고 메뚜기들이 가끔 보인다. 집근처의 화성시 매송면이나 비봉면은 가깝게 느껴지나 그곳에서 멀지 않은 이곳은 멀게 느껴지고 다른 동네같다. 아마 자주 나가지 못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다 보니 언제가 휴일이고 평일인지 구분이 안되고 요즘은 택배기사분들도 휴일 없이 다니다 보니 더 구분이 안된다. 벼의 품종도 다양하고 가까이 가면 다른 것을 구분할 수 있는데 처음엔 깜부기 병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요즘 잘 팔리는 흑미인 것 같다. 농약도 드론으로 뿌리고 사람들이 일일이 들여다 보고 작업하는 것이 줄었지만 벼를 기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추석전에 벼를 베는 곳도 인근에 있을 것 같고 들판..

나의 이야기 2024.09.06

시원한 물이 있어서

더울 때는 무엇보다도 시원한 물이 절실하다. 특히 폭염일 경우엔 사이다 콜라가 아무리 좋아도 시원한 물을 따라갈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시원한 물도 더운 곳에 있으면 미지근한 상태가 되고 이 때문에 꽁꽁 언 얼음 상태로 가져와서 마신다. 여름동안 숙소엔 에어컨이 고장이라 쓰지를 못하고 얼음정수기에서 얼음을 받아 커피통에 보관 정수기물과 섞어 마시며 더운밤을 보냈다. 에어컨 수리기사를 불렀지만 워낙 바빠서 못오고 더위가 약간 꺾인 그저께 와서 고쳤다. 지금이라도 고쳐서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다행이고 그동안 얼음을 공급받아 더운밤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더운 여름 에어컨은 둘째고 선풍기 바람도 없는데서 일하는 이들에 비하면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어젯밤엔 확실히 더위가 꺾인 것 같..

나의 이야기 2024.08.30

유리구슬에 대한 기억

지금은 문구점에서도 보기 힘든 유리구슬이다. 과거엔 일본말로 '다마'라고 했었고 여러 가지 놀이방법이 있었다. 보통 상대방의 구슬을 놓고 내 구슬을 던져 맞추면 내것이 되었고 큰 구슬이나 쇠구슬(베어링볼)의 경우는 여러번 맞췄을 때 내것이 되었다. 정작 모아 놓으면 크게 쓸 일이 없지만 구슬을 따기 위해 이웃동네로 원정을 가기도 했었다. 구슬의 종류도 많았지만 보통 푸른색 유리에 안에는 뭔가 색다른 것들이 들어 궁금해서 깨보기도 했었다. 사기로 된 것도 있었는데 언제 부터인지 어린이들 사이에서 보기 어려웠다. 다른 나라에서도 하는 놀이 같은데 미국의 지역박물관의 기념품점에서 이 구슬을 팔고 있었다. 변화가 빠른 우리나라와 달리 구슬을 이용한 놀이가 있는 건지 아니면 수집을 위해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

나의 이야기 2024.08.25

종친회를 가본적 없지만

여름이 끝나간다. 벌써 시골의 선산엔 벌초를 한다고 종친들이 모여 팀을 정하고 늦가을 있을 종친모임까지 날짜를 맞추고 연락이 오간다. 지금은 큰집에 전기만 들어오고 사람이 살지 않는데 추석 명절 시제 그리고 설에는 떠났던 일가 친지들이 모이는데 이들중 내가 아는 이는 1/5정도 이고 대부분은 길에서 봐도 모르는 이들이다. 약 60여명 나와 항렬이 같은 이들이 절반 정도이고 나이가 많으며 나보다 항렬이 적은 또래도 몇 있고 젊은 축에 속한 이들은 40대 초반으로 이들이 지금까지 촌락에 뿌리를 두고 시제에 참석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 같다. 나의 경우 어릴적 부터 가본적이 없고 거리가 멀어 참석 한적이 없으며 결혼식 때 만난 사촌형을 통해 알았다. 시제나 종친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는 아버지의 ..

나의 이야기 2024.08.16

너무 크게 나오는 수박

요즘 수박을 사면 크기가 너무나 크다 보니 한꺼번에 먹을 수 없다 그렇다고 반으로 잘라 놓고 랩이나 비닐로 덮기에도 뭐하다. 냉장고에 넣어 놓고 바로 꺼내 먹으면 상관이 없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집에 사람이 없으니 자주 먹지 않는다. 큰 칼로 다 썰지 못하는 수박을 잘라 안의 빨간 부분만 잘라 큰 유리통에 차례대로 넣어 놓고 냉장고에 넣고 출근을 했다. 손질이 되어 있으니 포크나 숟가락으로 먹으면 되고 조금 싱거우면 사이다를 타서 먹으면 괜찮다. 요즘 장마가 지나 수박 맛이 덜 달다고 하는데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라 맛이 일정하고 가격대비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크고 무거운 수박을 생산하느라 힘들었을 농민들에게 그리고 운송하고 보관하고 판매하는 분들께 감사할 뿐이다.

나의 이야기 2024.08.15

오래간만에 받아본 휴가비

휴가비를 받아본 건 10년이 넘은 것 같다. 학원을 다닐 때 떡값이나 보너스도 없었고 임금이 제때만 나와줘도 운영자에게 고마웠고 가끔 다투기도 했지만 그땐 술을 한잔 사기도 하고 같이 일하는 분들께 작지만 먹을 것도 돌렸다. 이런 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봐라보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건 신경쓰지 않았다. 대형학원이라고 급여가 좋고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적다고 나쁜 것도 아니었다. 생각보다 대형학원은 주인이 자주 바뀌기도 했고 해마다 교체되기도 했고 모일 땐 환영식도 거창하게 하지만 조금 기울어지면 난파선의 선원들 처럼 도망가기 바쁘고 싸우고 법적 분쟁도 많았다. 지금도 가끔 연락이 되는 학원은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곳이 1곳 있다. 이곳의 원장님은 여자분인데 80년대 학교 선생님으로 있다가 입시학원..

나의 이야기 2024.08.05

오래간만에 다녀온 집

9일만에 집에 와서 잠을 청하는데 어색하다. 나야 이렇게 라도 집에 다녀가는 것이 휴가 같아서 좋은데 같이 일하는 이들은 집이 곧 직장이라 집에서 쉰다고 해도 일의 연장이 될 것이다. 예전에 출퇴근 하는 방위병들을 보면서 부러워 하고 영외거주 간부들을 보면서 부러워 했던 것이 그들이 일에서 잠시 해방되는 것이었다. 일단 퇴근을 하면 규제가 완화되고 잠자리가 덥든 춥든 자유롭다. 어떤 사람들은 숙식이 제공 되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하지만 업무가 끝나면 자유시간인 것 같아도 숙소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이용인들의 생활에 신경을 써야 하고 마음대로 내 시간을 가져도 될 것 같지만 그건 쉽지 않다. 이용인들을 재우고 나도 잠을 자고 한밤중에 깨어나 한번씩 둘러보고 그러다 보면 한두시간 자는 둥 마는 둥 새벽이 되..

나의 이야기 2024.08.03

빨래 말리기

살짝 햇살이 나와서 많은 양의 이불들을 말린다. 지난주엔 옷장의 옷들을 그리고 어제는 이불들을 말렸다. 세탁기를 돌리며 옷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고 있으나 큰 효과가 없어 세제보다는 베이킹 소다나 구연산, 과탄산 소다등을 써보고 있지만 아직 좋은 결과를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햇볕에 말리는게 효과가 있긴 하지만 옷장으로 들어가면 뽀송뽀송했던 것이 다시 원상태로 되는 것 같고 건조기를 써서 말리는 과정에서 '드라이 시트'를 넣긴 하는데 대량의 빨래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매일 목욕을 시키고 청소를 하고 세탁을 해도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옷매무새와 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비장애인들 같으면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청소를 하고 관리를 하겠지만 그것..

나의 이야기 2024.07.22

나의 소소한 일상

이곳의 장애인들과 같이 생활을 하는 경우 아침과 저녁에 대부분 약을 주고 일주일에 한번은 자체적으로 혈압측정과 혈당측정 등을 해야 한다. 기타 몸무게, 체온등이 있는데 조심스러운 검사는 혈당측정이 있다. 바늘로 피를 내서 검사를 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손가락을 잡아야 하는데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리고 수염이나 손톱 발톱을 자르는데 특히 수염은 잔디밭의 잡초가 자라듯 하루만 지나도 쑥쑥자라고 전기면도기로 해결이 안되는 것도 있어 세밀한 부분도 깎아주어야 한다. 손톱은 자주 깎아주고 발톱은 고정하기가 어려워 페달이 있는 운동기구에 발을 끼워 넣어 발톱을 깎으면 유리하다. 이렇게 해도 가끔 가족이 방문을 하면 속이 상할 때도 있고 살이 빠지거나 상태가 안 좋으면 만남 이후에 뒤돌아 서기가 더 어렵..

나의 이야기 2024.07.13

아들의 늦잠

어제 오전엔 모르는 번호로 부터 전화가 왔다. "이oo학생 학부모님이시죠? 학생이 학교를 오지 않아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습니다!" "예? 학교를 오지 않았다구요? 제가 알아보고 보내겠습니다." 가끔 늦잠을 자서 지각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10시가 넘은 시간에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건 문제였다. 내가 매일 출퇴근 할 때는 깨워서 밥을 차려 먹이고 등교를 시켰으나 나와 아내가 둘 다 없다 보니 두 아들놈들은 아침은 간편식이고 밥을 챙겨먹지 않고 더군다나 학교에 늦을까? 또는 결석을 할까? 걱정이었다. 특히 큰 녀석은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어 전철을 놓치면 지각(전철이 한시간에 4번 있음)이라 신경을 썼는데 코 앞에 학교를 둔 작은 녀석이 잠들어서 전화를 받지 않는다. 더군다나 시험기간이 마무리 되는 날..

나의 이야기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