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야기

지난주 학원에서 점심을 먹다.

lkjfdc 2019. 8. 4. 12:00

 

 

 

지난주에는 학원에서 같이 공부를 하는 어른들과 점심을 먹었다.

 

일반적인 점심이 아닌 이별을 준비하는 행사이며 일종의 졸업식 비슷한 것이다.

 

평균 나이가 오십대 중후반 대부분 나보다 인생 선배이고 사회에서 성공한 분들이다. 그리고 용인지역의 특성상 토박이들도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경우가 많다.

 

지금이야 많지 않지만 내가 오기전에는 50~60명의 어른들이 모여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고 이별을 아쉬워 했다.

 

정규학교를 다닌 경우가 많지 않고 다녔어도 초등학교나 중학교가 마지막이며 간혹 공민학교를 마친 분들도 있다.

 

야학을 다녔으나 오래되서 배운 내용을 다시 정리도 해줘야 하고 가장 어려운 건 사회적 인식과 견해를 조정하는 과정이 어렵다.

 

이유는 교과서에 나오는 것과 어른들 끼리 술자리 모임 또는 마을회관에서 듣던 정치적 견해 그리고 소문과는 다르고 난 개념부터 다시 정립을 해줘야 한다.

 

영어나 국어같은 인문학의 경우 딱딱해서는 안되고 복잡한 문장구조를 나열하고 용언이니 체언이니 접두사 이런 것 보다 속에 담긴 말뜻과 시대적 상황 그리고 빨리 인식할 수 있게 주변에서 경험한 것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가령 gas station 이라고 하면 이게 왜 주요소인지 우리가 쓰는 리필이란 용어 full이란 용어 부터 일본말인 '이빠이'까지 그리고 석유가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시기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석유로 만든 고무공장과 고무신의 역사 그리고 '물산장려운동'과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는데 석유가 어떤 원인이 있고 석유는 어떤 지층에 자리하며 석유를 분리하는 '분별증류법'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정유공장을 어디에 만들었으며 그 지역이 남동연안지역의 어디쯤이고 부터까지 연계시키고 이해시키면 일반학교 보다 빠르게 그리고 잃어버리지 않게 된다.

 

 

가령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을 수업하면 작품의 무대인 평창의 지형부터 시작 메밀국수와 강원도의 명물인 감자 옥수수 부터 이효석의 일제강점기 살아온 일생과 그의 지인이었던 '현민 유진오' 그리고 당대 지식인의 친일과 일제 강점기가 오기전 보부상들의 행태부터 최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그리고 썰매나 스키의 마찰력 운동에너지까지 그리고 영서와 영동의 기후 그리고 황태덕장이야기 부터 이래야 수업은 짧은 시간에 효과를 발휘한다.

 

어른들이 많기에 시간은 급하고 다들 살아온 경험이 있으니 이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들어주고 대화하고 열등감을 떨쳐 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분야에서는 전문가들이기에 가끔은 일반인들이 몰랐던 전문지식도 알 수 있고 어떤 경우엔 공사를 의뢰하거나 좋은 물건을 소개 받는 경우도 있다.

 

 

아쉬운 건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서로의 기억속에 남아 있게 된다.

 

아무쪼록 다음주에 있을 시험에 모든 분들이 합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