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작년에 합격한 분의 책을 가지러 인근 동리에 갔다.
새로운 학생이나 어른이 오면 교재를 사야 하는데 새로 사는 건 10여만원 넘어 부담이 가기에 (있는 사람이야 별거 아니지만) 지금은 합격한 사람들이 두고간 것을 줘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어떤 책은 남고 또 어떤 책은 부족하여 주변에 혹시 버리지 않고 갖고 있는 분이 있나? 전화를 걸어 알아보고 있으면 가져다 쓰기도 했다.
마침 가져가라는 연락이 있어 버스를 타고 잽싸게 가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시내로 나오는 버스가 기다려도 한참 있어야 하고 저녁 수업을 해야 하는데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시골이라 택시를 부르기도 그렇고 비용 또한 부담스러워 20여리 길을 걸어서 가기로 했다.
동네 개들이 반기는 듯 짖고 어미는 자신의 새끼를 어떻게 할 까? 뛰고 강아지들은 모여서 뭔가 먹고 있다.
바람도 적당이 불고 고속도로의 차들이 지나가는 걸 보면서 2/3쯤 왔을 때 마침 버스가 와서 수업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시골의 버스배차 시간도 알 수 있고 실시간 이동경로도 알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인지 이날은 근처에 이동하는 버스가 없어 걸어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골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고 여기 저기 구석구석 몰랐던 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사람들이 떠난 시골...
보기에 따라서는 평화롭고 안정되 보이고 정지된 것 같은데 다 사람들 사는 곳이고 일 하느라 바쁜 분들도 보이고 시내에서 뭔가 잔뜩 사 짊어지고 오는 분도 있고 또 어떤 분은 불편한 몸으로 가끔 다니는 버스를 탄다.
한쪽에는 큰 트럭과 버스가 달리고 내가 걸어가는 좁은 길엔 가끔식 자가용과 오토바이가 지나간다.
오후의 꽃과 푸른 나무들이 예쁘게 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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