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고졸검정고시를 합격한 두 어른이 학원에 와서 저녁을 샀다.
두 어른은 학원에서 우연히 만난 고향 선후배로 같은 면(강원도 남부의 작은 시골)에서 살았지만 일찍 고향을 떠나 모르는 사이 었는데 원서를 쓸 당시 졸업증명서를 보고 파악을 했고 서로 도와 가며 밤늦게 함께 나와 합격을 했다.
나의 학원운영 방침은 길게 수업을 끌어 가기 보다는 최대한 시간을 단축 공부를 하여 졸업을 시키는 건데 특히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경우 중학교 7개월 고등학교 4개월 정도를 공부하는 것을 기한으로 두고 합격을 하는 게 목적이다.(사람들은 고등학교가 왜 짧냐? 질문을 하는데 고등학교 과정은 내용으로 보면 고1과정 까지가 주로 나오며 중학교 때 배운것의 연장이라 더 수월하다.)
이 분들에게 이 시간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슨 향학열이나 배움에 대한 목마름 보다는 사회의 현실적인 요구와 이력서를 쓰는데 필요한 부분이고 자신이 업주에게 그리고 불이익을 당했던 직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이며 이분들에게 대단한 걸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심어주고 시험장까지 함께 가는 것이 나의 할일이다.
여러 가지 상황과 이유로 정규교육을 못받았지만 나라에서 주는 자격을 얻기 위해 두 50대 어른은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고 전혀들어 보지 못한 내용을 깨달으며 추운 겨울 그리고 봄을 보냈다.
두 분 모두 직장에서는 성공했다고 하지만 늘 아쉬웠던 부분을 채우고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도 하고 검정고시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긴장을 풀지 않았기에 나도 긴장을 풀지 않았고 같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보냈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러 가는길...
'우리 모두 동창이고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졸업을 하는 군요.'
두분 중 한 분이 이야기를 꺼냈다.
'두 분 정말 애 많이 쓰셨고 멋진 고향 선후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합격을 축하합니다.'
고향사람이라는 유대는 선거 때나 자기 필요할 때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이럴 때 부각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학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를 그만 두지 마라! (0) | 2019.06.18 |
---|---|
인근 동리를 다녀오며 (0) | 2019.06.09 |
무거운 걸 나르며 (0) | 2019.05.02 |
4월13일 검정고시를 마치고 (0) | 2019.04.16 |
쑥으로 만든 부침 (0) | 2019.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