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는 20여년 전의 일본을 묘사한 만화다.
하지만 지명이나 배경을 우리나라의 모처로 하여 어린 시청자들에게 알린다.
아무래도 만화왕국인 일본은 다양한 만화가 만들어지는데 만화의 배경과 집안 살림 등장인물의 복장이라든가 가게, 도시의 빌딩 등이 상당히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은연중에 일본의 문화와 이미지가 우리들에게 파급되며 그것이 어린이들일 때는 더 영향력이 크다. 일본문화를 배격하자는 뜻도 아니고 우리 것을 강조하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 나라 만화중 그나마 우리 작가들이 만들고 제작한 '둘리'나 '검정고무신' '달려라 하니' '머털도사' 등이 있는데 머털도사의 경우는 실제 대둔산의 모습을 만화에 등장시키고 검정고무신의 경우는 50년전의 서울의 보통사람들 생활을 치밀하게 구성한 수작이며 둘리 또한 과거의 작품과 최근의 작품은 많이 다르다.
또한 둘리 계단 같은 상징을 만들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알리는 것도 참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난 짱구를 못말려를 보면서 놀란 장면이 있었다.
그냥 일본의 모처나 가상의 어느 곳이라고 하면 좋는데 전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도 않은 곳을 우리나라의 모처로 고쳐서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이 나오고 일본의 이즈반도 쯤을 배경으로 등장시키며 간판에 '태안반도'라는 우리의 실제 지명을 쓸 필요가 있는지 알고 싶다.
태안 반도는 알다시피 사구와 갯벌 같은 전형적인 서해안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주변에는 높은 산이 전혀 없다는 걸 아는데 일본에서도 가장 최고봉인 눈덮인 후지산을 보여 주며 태안반도에서 쫒기고 쫒기는 짱구내 가족을 등장시키는 건 크나큰 오류이며 더 웃긴건 전철을 타고 태안반도에서 집으로 복귀하는 장면도 있다.
그리고 일본의 도쿄타워를 우리나라의 남산 타워로 소개하고 최근의 만화에서는 도쿄타워보다 더 높은 스카이트리도 함께 등장한다.
아이들은 분명 남산타워하고 다른데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지만 남산을 자주 갔더니 알아서 해석한다.
밥먹는 장면을 보면 밥그릇을 들고 먹고 식사할 때 음식은 돈가스와 샤브샤브가 자주 나오고 서구의 음식도 자주 등장한다.
만화에는 그 나라의 정서와 느낌이 있다. 더빙만 우리말로 하고 지명만 우리식으로 고쳤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의 정서와 느낌을 전달 할 수 있는 (그렇다고 고전적인 것만을 고집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만화나 드라마가 등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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