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 하면 단맛이 나고 맛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어렸을 때 부터 느꼈던 고정관념이었다.
그리고 달고 맛있고 시원하면 삼요소가 맞아 떨어지는 여름날의 먹거리였다.
진짜 과즙음료는 아니었고 대부분이 향료를 넣고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였지만 좋아했고 특히 환타, 오란씨,써니텐,미린다 등이 어린 시절 흔히 사먹던 음료수였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뿌연 빛깔의 정체불명의 음료수가 등장하고 맛이라는 건 찾아 볼 수 없고 어려운 이름을 썼다.
이온음료? 이온이라고 하면 과학시간에만 들어봤지 음료수에 무슨 이런 어려운 용어를 쓰고... 진짜!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더니 언젠가는 스포츠 음료라며 미네럴이 어쩌구 전해질이 어쩌구...
더 어려워지는 화학용어에 음료수를 마시기도 전에 생각이 많어지기 시작했다. 색깔도 다양해져서 오렌지색이나 노란색 또는 보라색은 과일의 빛깔을 닮아 그런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자동차 워셔액 같은 청색의 음료수가 등장을 한다.
인간이 먹는 건지 우주인이 먹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향료가 들어간 기존의 음료수 보다 이러한 달지 않은 음료수를 좋아하기 시작했지만 고기집이나 식당에서는 여전히 음료수하면 사이다, 콜라, 환타 같은 것이 주종인 걸 보면 또 이상하다.
군대에 있을 때였다.
이맘때 야외에서 교육훈련을 하고 나면 약통에 들어 있던 알약모양의 소금을 주었다. 그리고 주전자의 물을 벌컥거리며 마시고 더운 여름을 보냈었고 이것이 이온음료라고 말하는 음료수의 정체였다.
소금과 적당한 향료를 조합한 분말에 물을 섞어 먹던 이온음료...
이것이 상품화되고 대중화되어 음료수의 고정관념을 바꾸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달고 맛난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