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야기

헌책방 고구마

lkjfdc 2017. 4. 17. 15:12

 

 

 

아직까지 사업을 하려면 서울에 있어야 뭔가가 되는게 아닐까? 지방 그것도 멀지 않은 수도권으로 화성으로 이사를 와 인터넷 헌책방을 한 '고구마'사장님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서울을 떠나서는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

 

 

화성시 팔탄면에 있는 인터넷 헌책방 '고구마'는 서울 금호동에 있던 대형헌책방이다. 장서수가 약 40~50만권이라고 들었고 서울에서 영업할 때도 집에서 가깝지 않은 곳이지만 전철을 타고 자주 갔었다.

 

사람들은 헌책방하면 없던 시절 참고서나 전공책 혹은 동화책을 파는 소규모 책방을 생각하지만 헌책방에서 다루는 책의 종류와 목록 특히 시중에 팔지 않는 자료와 문서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고구마는 바로 그런 곳이며 여전히 많은 수의 책들을 보관하고 있다.

 

 

금호동 시절엔 여러개의 지하실을 빌려 헌책방을 꾸렸고 직원들도 10여명 정도 있었다.

 

그러나 동네가 개발되고 다달이 빠져나가는 임대료와 유지비에 사장님은 이사를 가기로 결정하고 아는 분이 있던 화성 팔탄의 서해안 고속도로 주변으로 땅을 사서 중고등학교 강당 만한 터에 단독건물을 올리고 이사를 했다.

 

이사비용도 몇천만원이 소요되었고 책을 개가식으로 정리해 누구든지 싶게 책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초기에는 북까페도 만들고 전시회도 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적었던 것 같고 서울을 떠난 이후 접근성이 취약한 고구마 서점을 방문하는 손님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분명했다.

 

또한 헌책이 왜 그리 비싸냐? 싸게 사서 왜 그리 비싸게 파냐? 반문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매입하는 책 중 팔려나가는 책이 몇권 안된다는 걸 안다면 그말은 싹 들어간다.

 

금호동이 서울에서는 교통이 약간 불편해도 남산부근 서울의 중심이며 지하철이 다니고 마을버스나 시내버스를 타면 그래도 한시간 안에 있었고 직원들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사를 와 야심찬 출발을 했지만 서울이 집인 직원들은 화성까지 출퇴근 거리 때문인지 뭔지 따라오지 않았고(따라올 수 없는 여건이 아니었을까?) 사장님은 인근 화성이나 수원에서 직원들을 뽑아 보았지만 오래 다니지 못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가버렸다고 한다.

 

결국은 경영에도 어려움이 찾아오고 지금은 과거와 비교하면 매출이 떨어진 것 같다.

 

 

또한 헌책이라는 것이 순환이 되어야 하는 책들이 있어야 하는데 화성으로 내려온 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책이 줄어든 것 같고 요 몇년전 부터 시내 곳곳에 만들어진 '기업형 헌책방 알라딘'으로 향하는 손님들 ...대형서점에서도 시작한 헌책방 사업으로 유행하는 책의 흐름이 끊어진 느낌이 든다.

헌책방에 나오는 책들의 상당수는 고물상이나 이삿짐 또는 고인의 유품이었는데 이젠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은 헌책방에서 아주 오래된 책을 찾는 것이 아닌 최근에 나온 책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심리가 있는 것 같고 신간이 없는 서점은 새책방이나 헌책방이나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또한 모바일 기기의 출현으로 책의 수요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고구마 서점은 기존의 큰 가게 영업을 중단하고(아마 운영비가 유지비가 많이 소요되기에) 인근의 창고형 매장에서 영업을 하고 인터넷에서 판매를 한다.

 

교원대 교육박물관에 학교 앨범 천여권을 납품하기도 했고 신문기자나 교수들 학자들에게 많은 자료를 공급하고 수많은 고객을 확보했던 고구마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책의 순환이 덜 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도 기업이다 보니 양질의 물건을 확보하는 토대와 그것을 구매하는 손님이 있어야 하는데 서울이라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아직도 블랙홀 같이 많은 걸 빨아 들이기도 하지만 많은 것들을 공급하고 유지시켜주는 원천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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