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야기

학원에 놓고간 선물

lkjfdc 2017. 4. 14. 12:45

 

언제인가 우리학원에 다녔던 어머니 두분이 화장지와 귤한박스를 사놓고 가셨다.

 

수업을 하는 도중 놓고 가셔서 누군지 몰라 추적을 해보니 지난 8월 시험에 합격한 분들이 놓고 간 것들이다.

 

김영란 법이니 뭐니 해서 시끄러운 시절에 이게 뭔가 하지만 학원의 특성인지 지역사회라서 그런지 얼마전에는 컵라면 한박스를 어떤 어머니는 배추김치와 갓김치를 놓고 가셨는데 그래서인지 학원에는 살림을 차려도 될 만큼 빈 그릇이 많다.

 

심지어는 냉장고도 있고 전자레인지도 있다. 이것도 다 학원을 거쳐간 어른들이 사주고 간 건데 여름에는 음료수와 아이스크림도 넣어 놓고 먹기도 하고 간혹 막걸리나 맥주를 사오는 분이 있어 넣어 놓고 수업을 마친 후 한잔씩 하기도 하는데 요즘은 아버지들이 많지 않아 뜸한 편이다.

 

학원에서는 취사가 금지되어 있기에 정수기의 뜨거운 물에 가끔씩 도시락을 싸와 컵라면을 먹기도 한다.

 

작년엔 학원에서 식사를 시켜서 먹었는데 요즘엔 편의점 도시락도 사먹고 짜장면도 사먹기도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있을 때도 있고 시험이 닥치는 3월과 7월엔 어머니들과 아버지들 그리고 어린 학생들이 식사를 주문해서 함께 먹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입시학원이나 보습학원에서는 사달라는 녀석들 천지라 요구를 하면 학원 오지 말고 그돈 가지고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해서 거절을 한다.

 

이유는 돈도 돈이지만 내가 뭔가 사줌으로 인해 다른 강사가 피해를 보기도 하고 또한 뒷정리를 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 청소도 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된다.

 

그 다음으로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기에 사줄 수 없고 간혹 늦게 수업이 이루워 지면 간식을 사주긴 했었다.

 

단 다른 강사선생님들에게 자랑을 하거나 요구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었다.

 

 

검정고시학원에 오면서 처음에 이해를 못했던 것이 아침이면 손에 들고 들어 오는 커피잔과 과자 또는 떡같은 간식이었다.

 

원래 내 성격이 별나서라기 보다는 실내에서 모자를 쓴다거나 수업시간에 뭔가 먹는 사람들에겐 주의를 주고 심지어는 물도 한잔 먹지 않고 수업을 했었다. 이유는 내가 물이라도 먹으면 먹고 싶은 생각이 들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는 무뎌진 것도 있지만 혼자 먹는 것이 아닌 같이 나누는 분위기와 또한 경직된 것 보다는 융통성이라는 걸 내세워 많이 관대해 졌다.

 

또한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방해하는 사람들이 이곳엔 없다.

 

단 가끔 극단적인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녀석들이 있긴 하지만 어른들이 있다 보니 동네가 좁다보니 눈에 나게 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서로 배워 가며 한다.

 

정규교육을 못받았지만 자신들이 나온 학교라 생각하며 가끔씩 들려주는 분들이 있기에 그 힘을 받아 계속하고 싶은데 경제가 너무 어렵다.

 

앞으로 조금 나아 질까?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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