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점심 때 잠깐 시간을 내서 시내버스를 타고 인근 원삼면과 백암면을 지나 안성의 죽산엘 갔다.
대부분 시골어른들이고 얼굴을 잘 모르는 분들임에도 길도 잘 일러주고 일상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접때 산에 가서 밤주워 온 건 이웃에 나눠줬나요?"
"야유 나눠 먹으려고 했는데 상태가 별로라 주기도 뭐해서 그냥 다 해치웠어요. 줄려면 좋은걸 줘야지..."
큰 버스도 아니고 작은 버스의 대화는 이러했다.
집수리 부터 어디 친척네 가는 교통편 까지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승객들은 하나 둘 다 내렸고 난 죽주산성 입구에 하차하여 마을의 미륵불을 둘러봤다.
보통 통일신라말 지방호족들이 신라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며 자신의 지역에도 큰 미륵불을 세우고 힘을 과시했다.
중앙의 것보다 크고 대단한 것들이 들어 섰는데 대표적인 것이 논산 관촉사의 미륵이라 한다.
안성 죽산면 매산리의 미륵은 통일신라의 것은 아니며 고려 때 것으로 몽고군을 격퇴한 송문주 장군과 승장 김윤후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바로 옆은 삼남으로 가는 길이 있고 뒤에는 죽주산성이 있으며 사람들은 복을 빌고 아기를 낳기 위해 미륵의 옆부분을 떼어내 가지고 가기도 해 훗날 보수한 흔적도 있다.
미륵불 앞의 탑은 빛이 바래고 오래된 흔적이 역력했지만 그만큼 함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왔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도 잘 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성의 극적루 (0) | 2017.12.04 |
---|---|
안성 죽주산성 (0) | 2017.11.30 |
수원 광교박물관.3 (0) | 2017.11.22 |
수원 광교박물관.2 사운 이종학 실 (0) | 2017.11.21 |
수원 광교박물관.1 소강 민관식실 (0) | 2017.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