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야기

어려운 시기에 나왔던 '창작과 비평'

lkjfdc 2023. 3. 13. 12:59

지금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 하지만 과거엔 영업사원들이 방문을 하여 책을 파는 경우도 있었다.

개강을 한  봄날 ...

학생회관의 의자에 앉아 있거나 실외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있으면 작은 가죽 가방을 든  양복차림의 중년 아저씨가  접근해 왔었다.  이 분 말고 다른 사람도  있었는데 학생들이 모여 있거나 앉아 있는 곳에 접근을 하는  이 분이 특이했다.



간혹 큰 대야에 튀김이나 도너츠를 팔러오는 아주머니들이 있어 사먹긴 했지만 책을 팔러 오는 경우 특히 그 책이 월부책이었을 땐 금액이 만만치 않아서 살 형편도 안되고 산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책을 언제 다 볼 것인지 그리고 갑자기 군대를 간다면 자취방에 있는 무거운 물건들을 해결해야 하기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처럼 자가용이 흔한 때도 아니고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짐을 줄이는게 상책이었다.


또한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책을 팔러 오는 영업사원이 학교에 너무 자주 오는게 수상하다며 조심하라고 일러주기도 했는데 당시엔 사복경찰들이 학교안에 있다는 소문도 있었고 휴가 나온 선배 특히 보안대 (기무사로 바뀌고 지금은 안보지원사령부)로 군대를 갔다는  선배들의 방문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고 심지어 예비군 업무를 담당하는 예비역 장교도 이상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었다.


중요한 건 영업을 하러 와서 팔던 책이 어떤 종류였는지 초반에는 알지 못했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듣다보니   폐간이 된 '창작과 비평'을 모아서 묶은 전질로 당시 집에 들여놓고 사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88년인가 책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는데 보통 월마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 '봄여름가을겨울' 일년에 4번 나오는 '계간지'로 두께가 좀 있었고 사진이나 화보 보다는  대부분 시나 소설,  번역 , 평론등이 있었다.






66년 겨울에 창간호가 처음 나올 땐 얇았으며  독립된 출판을 한 것이 아니었고 '문우출판사'에서 만들었다.

그 후 '일조각' 그러다 '창작과 비평사'로 독립을 하는데 단행본도 여러권 만들었다.

처음엔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강의를 하던 백낙청 선생이 여러 지인들과 힘을 합쳐 만들다가  미국 유학을 가면서 염무웅 선생이 이어가고 다시 백낙청 선생이 귀국을 한 후 이어가는데 당시 박정희 정권하에서 정권에 순응하지 않는 문예지를 만든 다는 건 고난을 자처한 것이었다.


작가와 학계 전문가들로 부터 원고를 받아 편집을 하고 책을 냈지만 발행부수가 많지 않고 수난을 겪다보니 원고료 지급은 커녕 운영이 쉽지 않아 '채현국'선생이 경제적인 지원을 한다.




방영웅, 강만길, 이영희, 신경림, 황석영, 현기영, 유홍준 등 당대 유명한 이들이 창작과 비평에 글을 남기기도 했고 암울한 시대에 사실을 알리고 다양한 세계를 알리기 위해 노력을 한다.

정권에 비판적이었음에도 폐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CIA(미정보부)가 돈을 댄 것이 아니냐? 는 의심을 받기도 했었다는 증언을 보면서 60~80년대  책을 쓰고 만들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한다.



암울한 시대  사실을 알리고 정신적 깨달음을 애쓴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회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불의 폐해  (0) 2023.04.07
사이비 종교의 역기능  (0) 2023.03.21
물가와 소주가격  (0) 2023.03.04
귀촌과 발전기금  (0) 2023.02.18
과도한 초콜렛 포장  (0)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