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장바우 삼거리의 반계정

lkjfdc 2022. 1. 6. 10:12



지금은 왠만한 국도가 4차선이며 신호등이나 교차로가 없어 빠른 속도로 갈 수 있다.


괴산군을 통과하는 34번 국도도 4차선이며 고속도로 못지 않게 잘 뚫려 길만 봐서는 과거 산간지역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80년대 말엔 비포장 자갈길에 버스가 달리면 먼지가 날리고 버스를 타면 덜컹 거리고 포장도로를 달리던 경기여객이나 대원여객 같은 수도권에 본사를 둔 버스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청주에 본사를 둔 대성여객이나 충주에 본사를 둔 친선버스 괴산에 본사를 둔 원일교통버스가 직행버스와 완행버스 시내버스를 운행했었다.

지금보다 차편은 많았지만 무언가 답답하고 덜컹거리는 도로를 달리다 보니 차는 빨리 노후화 되고 차안 특유의 냄새는 승객들을 피곤하게 했고 다양한 짐들 또한 차안을 복잡하게 했었다.

당시 늦은 밤 버스를 놓쳐 30여리 걸어서 길을 갈 때면 가끔 트럭이 지날 뿐 자가용을 잘 보이지 않았다.

길가엔 개울이 흐르고 산의 경사도 급해서 더 어둡게 느껴졌는데 눈이 녹지 않았을 땐 밝은 달빛을 받으며 걸었었다.

가게에서 이홉들이 소주를 사고 그때는 담배도 많이 피울 때다 보니 싼 '청자'담배를 한 갑 사서 피우며 가는길은 운치도 있었다.

당시 길가의 언덕에 오래된 한옥집이 있어 궁금했지만 그 집이 어떤 집인지 몰랐고 막상 차를 운전하며 갈 때는 동행이 있어 구불거리는 길 보다는 넓은 길을 타다 보니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다 출발할 때 부터 예전 동네마다 연결된 길을 따라가니 (주로 개울을 따라)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다.

특히 장바우삼거리에 있던 그 한옥집이 궁금했다.

오래된 한옥집을 세운 인물은 영조때 영의정의 벼슬에 올랐던 '장암 정 호'의 정자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팔각정이 아니며 일반 주택같은데 아래를 내려다 보게 되어 있고 '반계정'이라고 한다.

충주에서 자란 정 호는 고조 할아버지가 송강 정 철이며 그의 할아버지 처럼 당쟁의 선두에 서기도 했지만 퇴직 후 이곳에 은거하며 공부를 하고 지인들과 교류를 했다고 한다.

현재의 건물은 6.25때 소실된 것을 복원했다고 한다.


'반계정' 아래엔 연풍에서 내려오는 개울이 있고 국도 34번의 옛도로가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 좋게 되어있다.

근처 군자산이나 쌍곡을 갔다오다 들리는 경우가 있고 길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 또한 들려보는 곳인 것 같다.

겨울은 겨울대로 더운 여름이나 다른 계절엔 또 다른 멋을 선사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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