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 교과서의 종이는 지금의 보안지(눈을 보호하는 색깔을 넣어 하얗지 않고 약한 노란색)가 아니었고 갱지에 가까운 종이로 만들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도덕이라는 말보다는 바른생활이란 과목명을 넣었는데 윤리부분도 있지만 당시의 사건사고 중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들을 넣었는데 개정을 자주하여 배포를 했으며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교과서를 다시 수거하여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있다보니 책에 낙서나 줄을 긋으면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바른생활책은 개정을 자주하는 편이라서 학생에게 나눠준 후 수거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저학년의 책은 컬러였고 고학년의 책은 흑백이었으며 가끔은 다른 과목과 유사한 내용을 담았고 국민교육헌장을 풀이한 책과 닮아 있었다.
우리나라의 변화상을 소개한 것, 위인들 이야기 무장공비침투에 관한 것, 지금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둑 붕괴와 관련된 소년의 이야기, 효자 정재수 군 사건, 6.25동란 시기의 고난과 무용담,재일교포들의 북송 등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어 당시 사회를 엿볼 수 있다.
표지엔 서울의 남산도서관, 덕수궁, 그리고 현충사 등이 나오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6-1학기 바른생활책 표지에는 6.25당시 사용했던 대전차포옆에 학생들이 뭔가를 읽고 있는 사진이 있다.
이 교과서는 60년대 중반 처음 만들고 73년에 개정된 것인데 나의 앞 세대 분들이 봤던 책으로 이책의 내용은 뒤에도 수록되며 나중에는 삽화가 조금씩 바뀌지만 80년대 초반까지 비슷한 형식으로 발간된다.
책의 내용중 아! 중대장님!은 65년 10월 4일 발생한 수도사단(맹호부대) 수류탄 투척 훈련중 발생한 '고 강재구소령'의 순직사건을 기술한 것이며 당시 왜 이 부대가 수류탄 투척 훈련을(베트남 참전을 위한 재편성과 그 과정에서 실시한 준비훈련으로 홍천에서 이루워 짐) 했고 훈련의 형식이 어떠했으며 갑작스런 사고에 대처한 일선 지휘관의 모습이 어떠했는가? 를 기술했고 생도시절의 강재구소령의 사진과 훈련당시를 묘사한 그림이 있다.
그리고 강재구소령의 이력이 소개되어있다. 그리고 강재구소령이 소속된 대대의 이름이 '재구부대'로 명명된 이유도 설명이 되어있다.
당시 이 글을 쓴 분은 강재구소령의 직속 상관이셨던 '박경석 중령'으로 알고 있으며 이 분은 당시 이 부대를 이끌고 베트남으로 가 초기 어려운 작전을 성공하고 귀국한다.
뒤에도 베트남 전쟁을 여러 형태의 기록으로 남기며 하며 현재도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70년대가 지나면서 '고 강재구소령' 의 이야기는 교과서에서 사라졌지만 육군사관생도들 그리고 일선 중대장들에게 모범이 되는 군인으로 영원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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