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야기

25년만에 먹어본 송어회 한접시

lkjfdc 2019. 11. 25. 12:03

 

 

오후에 수업을 마치고 저녁이 될 때 쯤이었다.

 

공부를 마친 어머니 한분이 종이가방에 뭔가를 담아 주셨다.

 

식당에서 가족들과 외식을 하다 생각이 났다며 '송어회' 를 포장하여 가져 온 것이다.

 

다른 학원과 달리 내가 하는 학원은 검정고시 학원이라 연령층이 다양하다.

 

남녀노소가 다니다 보니 서로 조심스러운 점도 있다.

 

가끔 어른들과는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청소년들과는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공부를 가르친다고 하기보다는 서로간의 의견차를 줄이고 공감하려는 목적도 있다.

 

너무 빡빡해도 안되고 느슨해도 안되며 지역사회다 보니 소문도 빠르다.

 

간혹 시장에 가면 상인들 사이에서 학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잘못된 소문도 듣는다.

 

재수생을 대상으로 하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대부분의 학원생활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고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그것도 도농통합시다 보니 사는 형편들이 다르다.

 

가장 차이 나는 것이 이곳에는 학생들이 떠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덜하며 (이것이 다른 교육현장에서는 심각함) 학부모들의 극성스런 부탁도 덜하다.

 

단 결석하는 사람들이 많고 지금은 덜하지만 중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었다.

 

 

다음으로 일반 학생들 학원들이 밤에 주로 수업을 하는데 비해 이곳은 오전이 참 중요하고 인근 도시 검정고시 학원들에 비해 야간수업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아무튼 송어회는 먹어 본데 약 25년 정도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친구가 소개해준 시골의 작은 학원이었다.

 

당시 몇달만이 몇 년이 되었고 난 그 후 직업으로 학원강사가 되었다.

 

처음 시적한 시골은 개발바람이 불던 곳으로 가든이라고 불리던 고깃집, 요릿집이 좁은 지역에 20여개 였고 적은 월급으로 가기엔 불가능했고 나보다 수입이 많았던 친구가 당시 송어횟집에 처음 데리고 갔었다.

 

강가에서 났지만 민물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유의 흙냄새와 비린내는 어린시절 부터 이상하게 적응을 못했고 고기를 잡는 건 재미있어하고 즐겼지만( 지금도 하고 싶은게 투망을 던지는 걸 배워보고 싶다.)그걸 먹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라면에 조금 넣고 끓여 먹는 정도 였다.

 

아무튼 당시 친구가 사준 송어회는 부산이나 인천에서 맛보던 바다생선 만큼 맛있었고 차려진 밑반찬도 달랐던 것 같다.

 

콩가루도 나오고 이름 모를 기름도 나오고 비벼서 먹는 경우도 있었다.

 

저녁 드시다 생각나서 가지고 오셨다는 어머니 덕분애 난 25년전 당시 송어횟집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기쁘고 흐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