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학원이 아닌 검정고시학원을 하다보니 수강생의 연령층이 다양하고 또한 위치한 곳이 도농통합시다 보니 농사를 짓는 분들이 계신다.
용인은 쌀, 복숭아, 시설채소등 다양한 것을 기르며 예전부터 농업으로 유명했었다.
또한 전문적인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은 건 아니지만 텃밭을 가꾸거나 아니면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아는 사람의 일을 도와주고 얻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가끔씩 학원에 오면서 팔이 빠질 정도로 무겁게 가져와 놓고 가는 분도 있고 어떤 경우엔 찬합이나 밀폐용기에 담아 가져 오는 분도 있다.
저번 주엔 고구마를 수확했다며 감자와 함께 갖다준 어머니가 있고 여름에는 재배한 블루베리 쨈을 만들었다며 가져온 경우도 있다.
간혹 시장을 보러 왔다가 사과봉지나 수박한통을 놓고 가는 경우도 있고 추석 쯤엔 과거 공부를 했던 분이 선물세트를 놓고 갔다.
잘 살아서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여유가 있어서도 아니다.
집안일로 바쁘고 가족중에 누군가는 병으로 누워있고 본인도 약을 장기간 복용하며 여전히 힘든일을 하느라 밤낮이 바뀐 분들도 있다.
본인도 몸이 아픈데 환자를 돌보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분은 지방으로 며칠 씩 도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60이 넘어 대학을 가기도 하고 작년에는 대학원에 갔다며 바쁜 와중에도 귤을 한봉지 놓고 갔다.
졸업한 중고등학교가 없지만 근처를 지나다 이곳이 자신의 모교나 다름없다며 들렸다 간다.
나에겐 생활의 터전이지만 이곳을 거쳐간 분들에겐 추억을 남긴 곳이며 마음의 고향이다.
이곳을 거친 후 대부분은 다시 오거나 연락하지 않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으며 인생에서 무언가 성취감을 느끼고 희망을 보았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옆에 있었던 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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