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엔 집에 쌓여 있던 문제집과 참고서를 고물상에 처분했다.
다른 과목과는 달리 사회과목은 주요과목과 달라 총판이나 서점에서 셈플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과목도 많고 가져다 줘봐야 사는 학생도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사보고 출판과 관련된 직원들에게 청탁을 하거나 요구한 적이 없다.
아무튼 국가에서 검정한 교과서 몇 권을 제외하고는 계속처분을 했는데 자가용에 가득 실어 가져다주니 15000원을 주기에 이돈으로 피자와 음료수를 먹었고 마음이 헛헛했다.
집이 넓으면 어디엔가 모아 놓겠지만 중복되는 것도 있고 일반 교양서나 자료들과는 다르고 문제들은 하드디스크에 있으니 그냥 처분을 하게되었다.
군용 따블백에 가득담아 두자루 가져다 주었더니 5000원을 주기에 음료수 한팩 사서 집에 왔다.
문제는 고물상에 처분한 책들을 보니 예전과는 다르게 복사한 종이나 광고지 아니면 학생들 참고서밖에 눈에 안보이고 일반 교양서나 잡지 또는 정기간행물 같은 책이 없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학생들 참고서나 시험지나 들어오지 일반서적은 들어온지 오래되어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긴 헌책방에서도 요즘은 개별적으로 팔려고 내놓은 목록을 보고 사들이거나 아무래도 책들이 많은 서울의 고물상이나 중간상인에게 책을 구한다고 한다.
또한 참고서나 문제집은 사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아동용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가정에서 나오긴 하지만 어른들이 보는 교양서적은 소진되어 구하기 어려워 질 것 같다.
살때는 수만원을 주고 산 책이지만 보는 이가 없으면 폐지값으로 커피한잔 사먹기도 힘든게 현실이다.
사람도 어쩌면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가치를 올리거나 남이 인정해 줘야 대우를 받고 반대의 경우엔 무시당하고 쓸모 없는 존재가 되는 현실을 헌책이나 오래된 물건에서 느끼게 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책 볼 시간이 어디있어요? '
고물상 사장님의 말씀에 인쇄매체의 가치가 더 느껴지고 이럴 수록 소중이 여기고 관리해야 함에도 난 오늘도 책을 버리고 있다.
'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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