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는 일반포도와는 달리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포도는 먹어봐야 익은 걸 가늠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초등학교시절을 보낸 곳 근처엔 청포도밭을 하는 농원이 있었고 이맘때 쯤 포도가 익어가면 사서 먹기도 하고 대량으로 사서 항아리에 술을 담궜다.
지하실이 있는 건물에 살았는데 지하실엔 청포도 술이 익고 있었고 잘사는 집은 아니었으나 아버지는 사람들을 불러 술을 나눠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매실청 같이 설탕도 좀 넣고 숙성시킨 용액으로 포도주라고 말하긴 좀 그러했지만 사람들은 좋아했었다.
아무튼 학교 선생님께도 포도를 갖다 드린적이 있었다.
시 '청포도'를 지은 육사 이원록 선생의 고향 안동은 사과 같은 과일이 유명하지 청포도 같은 건 잘 재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청포도란 소재를 시에 쓴 건 청포도의 색은 익기전이나 익은 후에도 일반포도 처럼 변하지 않는다! 는 속성을 이야기 함이었고 이는 우리민족의 변하지 않는 정신을 나타냈다는 설명을 어디에선가 들은 것 같다.
육사는 유림들이 모여 사는 안동의 양반가문 후손이었고 중국의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안위를 버리고 의열투쟁에 앞장 섰고 펜도 들었지만 '총'을 들고 독립을 위해 싸운 선각자 였다.
가끔 시대가 그래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태어날 때 부터 일본이었다. 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시 상당수의 양반들은 총한방 안쏴보고 나라가 망할 때 자리를 보장 받고 거액의 돈도 받는다.
그러나 어떤이는 이국에서 몸을 던졌고 해방을 보지 못한채 고인이 되었다.
같이 묻어 갔으니 그냥 넘어가자! 는 식의 말 보다는 잊지 않고 있어야 다음에도 같은 일을 당하지 않는다.
대단한 역사의식을 강조하자! 것도 민족의식을 강조하자!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공인들(특히 고위공직자)은 자신의 말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지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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