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음반수집에 대한 생각

lkjfdc 2019. 4. 13. 07:46

 

 

 

고물이 돈이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갔던 LP는 다시 부활을 했고 특히 무시했던 가요반이라는 우리노래의 음반은 다 그렇지 않지만 엄청난 가격을 자랑한다.

 

문제는 너무 비싸서 듣지 못하고 집에 모셔놓고 구경만 하다보니 답답할 노릇이다.

 

물론 나에겐 그런 고가의 판은 없다.

 

진짜 비싼 SP판(축음기로 돌아가는)은 예외로 하고 60년대 부터 우리에게 선보인 LP또한 고가이며 집에서 이걸 듣고 있다는 건 엄청난 호사이며 7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중반까지를 듣는 다면 특이한 경우이다.

 

 

70년대 80년대에 전축과 오디오를 집에 놓고 듣는 다는 건 나름 경제적 여건이 되는 집이기도 하지만 돈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사서 듣기는 어려웠다.

 

대신 나의 집에는 70년대 말 카셑트 라디오가 있었고 80년대엔 더블테크카세트가 있었다.

 

LP판은 몇장 사서 있긴 했지만 집에서 들을 수 없어 20살 쯤에는 친구가 DJ로 있는 다방에 가서 틀어달라고 하여 듣거나 오디오가 있는 친구네 집에서 들었다.

 

군대에서는 운이 좋아서인지 오디오(예비군 아저씨들이 여비 거두어 준 걸로 선배들이 사놓은 것)가 있었고 판도 여러장 있어서 들었다. 물론 마음대로 듣는 건 아니고 선임들이 틀었을 때 들을 수 있었다.

 

90년대 중반 부터 LP는 제조가 중단 되었고 CD에 밀려 왠만한 음반점에서 사라졌고 2000년대엔 음반점이 사라지더니 서울의 도매상도 여럿 문을 닫는다.

 

시중에 파는 LP는 거의 중고였고 서울의 중고레코드 가게 몇 곳과 대도시 오래된 가게 또는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었고 2000년대 중반 부터 가격이 오르고 이젠 집에서 버리는 쓰레기가 아닌 고가의 음원이 되어 우리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의욕을 갖고 어떤 한분이 시행착오를 격으며 김포에서 공장이 가동을 했었다.

 

그러나 예전기술을 되찾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만든 음반들을 반품해주고 버틸 수 없어 문을 닫았고 현재는 마장동에서 다시 시도를 하여 생산을 한다고 하는데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주로 찍어내는 건 70~80년대 나왔던 것 중 가격이 너무 비싸 구하기 어려운 것을 다시 복각하는 건데 근본적 이유는 음악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음반을 투기수단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유는 여전히 과거에 찍어낸 것 중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LP는 아직 많이 있으며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또한 많고 아직 가격이 저렴하다.(5000원 내외 물론 이 돈도 사람에 따라서는 큰 돈이다.)

 

 

아무튼 국내에서 만들어낸 재반의 품질이 과거의 것만 못하니 일본이나 독일 같은 나라에 보내 주문 생산을 하여 찍어 내고 가격 또한 예전의 물가와 비교해 봐도 비싸며 (4만원 내외) 이걸 또 일반인들이 대량 사재기 하여 점유하고 되파는 경우가 생겨났고 그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간다.

 

이럴 경우 LP를 좋아하는 인구의 확산은 기대하기 어렵고 이제 몇몇 LP는 골동품 대열에 들어간다.

 

또한 누군가 인터넷에서 중고카메라를 모아라! 우표를 모아라! 그림을 모아라! 조언을 하고 이젠 LP까지 투기의 수단이 된지 오래다 보니 현실은 씁쓸하다.

 

그냥 80년대 90년대의 유물을 간직하고 중고시장에 나온 저가의 음반에 만족하겠다.

 

그리고 이젠 CD가 헐값에 막 나온다. DVD는 어떻고 비디오 테입은 어떤가?

 

돈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그냥 좋아하면 안될까? 싶다.

 

물량화되고 가치가 전도된 현상은 지금 땅과 집같은 부동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용해진 화성히어로즈 구장  (0) 2019.04.29
한화 이글스 선수들에게 싸인볼을 받다.  (0) 2019.04.19
한국의 항공기 우표  (0) 2019.04.11
수잔베가의 LP  (0) 2019.04.04
수원역 지하상가의 식당  (0) 201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