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군을 희화화했지만 웃어 넘길 수만 없던 콩트가 있었다.
'동작그만'이라는 코너였다.
개그프로나 드라마에서 웃음이나 분위기를 살리려는 의도에서 그런 것도 있지만 뭔가 덜 떨어지거나 함량 미달이거나 감정적인 부분을 강조할 때는 사투리를 쓰는 경우가 있고 높은 사람이나 합리적인 성향의 사람은 표준말(서울말)을 쓰는 걸로 설정이 되어 있던 경우가 많다.
또한 조폭이나 건달연기에 있어서도 특정지방 사투리를 쓰는 이상한 ? 습성은 극의 재미를 더하기도 하겠지만 특정지역에 대한 편견을 갖게한다.
아무튼 동작그만에서도 약간은 그런 부분이 있었다.
물론 결과는 이러한 부분을 잘 풀어 나갔고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되어 좋았던 적이 있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러했다.
말년 병장 김정식이 (실제 고향은 인천 )콩트에서 심한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그후 비슷한 연기를 양원경이 세월이 흘러 연기했다. 물론 특정 지역을 희화화 하고자 하는 의도 보다는 재미있게 하려는 의도 였다. 이경래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약간 어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위력을 발휘해서 (권투를 잘함)후임자 김한국을 놀라게 하는 장면도 있고 악질 고참 연기는 이상운(메기병장)이 였지만 말년에가서는 인간적으로 변한다.
여기까지는 왠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이야기이고...
이야기를 돌려서 말년병장 김정식이 새로 전입온 장교 배동성 중위(콩트에서 배동성은 김정식의 고향 선배임 실제 배동성의 고향이 전라도. )에게 고향선배이며 지인이라고 자기 딴에는 정을 과시하고 약간은 군기 빠진 모습으로 대했다가 벌을 받고 부대원 앞에서 혼나는 장면이 있다.
배동성중위는 장교로서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구분하여 친한 후배인 김정식병장을 군인으로서 대하자 김정식은 서운해 하고 실망한다.
일과 후 배동성은 김정식을 불러 위안을 하자 김정식도 이해를 하는 장면이 나오며 꽁트는 끝난다.
난 여기서 군장교의 태도와 철학을 개그프로지만 볼 수 있었다.
원래 장교는 부하들 앞에서는 가급적 사투리 사용을 자제하고 (말이 쉽지)공명정대하게 지시하고 살피는 것을 교육받고 그렇게 한다. 이유는 자칫 자신의 출신지역과 엮여서 파벌을 조성할 수도 있고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기도 하고 이는 군을 분열 시키고 전투력 상실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고향을 사랑하고 자신이 나온 사관학교나 장교후보생과정에 자부심이 있는 건 좋으나 이것이 지나쳐 다른 지역이나 다른 출신들을 차별하고 공명정대하지 못하게 대우하고 편을 갈라서 군을 절단내고 서로 권력에 집착하여 그 옛날 '알래스카 토벌 작전:군 내부의 이북출신 숙청 '이나 특정 지역 인사가 참모총장에 오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 봐야 한다.
과거 벌어진 국정 농단 사태에도 군내부에 과거 하나회나 알자회 또는 만남회 같은 사조직이 있니 없니 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을 받고 있는 장교후보생들에겐 공명정대함을 말하면서 윗 선배들은 그 말의 의미를 자신있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언론에 나온 걸 보니 별로 좋지 않은 소문이 돈다.
어쨌거나 다시는 이땅에 특정 사조직이 특정 기수 특정지역으로 뭉쳐 군의 명예를 더럽히고 국정에 개입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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