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의 무대 평사리...
박경리 선생의 '토지'라는 소설은 대하소설이라는 말을 쓰는데 워낙 방대하여 인물만 따로 추려 분석한 책도 있었다.
그 곳이 바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로 소설의 무대이다. 직접 가보면 최참판댁의 고택이 조성된 것이 2000년대 초반... 지자체에서 만들어 세상에 알렸다.
북서쪽으로 산이 솟아 있고 남동방향으로 아래로는 섬진강 옆의 평사리를 내려다 보는 곳에 있다.
양지쪽이다 보니 감나무가 많았는데 조용한 편이었다. 바로 옆이 전라도 구례 땅이며 지리산도 가까운 곳으로 광대한 평야지역이라고 하기엔 좁고 그렇다고 산골벽촌이라고 하기엔 어색한 섬진강변에 형성된 퇴적지역이었다.
아래로는 섬진강을 통해 화개장으로 나갈 수 있고 옆으로 섬진강을 거스르면 남원으로 갈 수 있는 장소였다. 소설의 표현처럼 '따습고 산에는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월선네 주막에서 용이와 월선이가 함께 나올 듯하고 임이네의 투박한 사투리가 들릴 것 같다.
격동기 동학도들이 들이 닦칠 것 같은 이곳을 소설의 무대로 삼은 박경리 선생의 혜안과 정신세계를 나같은 소인배가 알 수는 없다.
조선과 구한말 산간벽지의 느낌이 있지만 아래로는 제법 넓은 들을 흘러 강을 따라 바다로 혹은 기차를 타고 넓은 세계를 빠져 나가 입신출세를 혹은 나라를 구하려는 그러다 힘을 얻기도 하고 상처를 입었을 때 다시 돌아 올 수있는 물길과 오솔길이 있는 평사리는 근현대 우리나라의 상징적 현장을 나타내는 장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남과 호남이 마주보는 곳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분명한 경계가 없는 곳 그러나 서로의 마음엔 서로 다르고 뭔가 구별이 되야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현실...
섬진강을 빠져나가 넓은 세상을 꿈꾸던 100년전과 지금은 그 무엇이 다른가? 를 생각하면서...
15년전 시간 나면 한번 더 와야지 하면서 다시 못가본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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