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살 무렵에 안경을 썼다.
고등학교 1~2학년 때만 해도 눈이 나쁘다는 것이 뭔지 몰랐고 뒤에 앉아서 수업을 해도 불편한 걸 몰랐다.
어른들께서도 안경을 쓰신 분도 없었기에 시력에 관해서 과신을 했는데 어느날 여동생이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눈나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못했었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 몇 안되던 안경잽이들이 절반가까이 될 때도 나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인상을 썼다며 선생님께 뺨을 맞았는데 그 때 시력이 떨어졌다는 걸 알고 조치를 했다면 눈이 더 나빠지지는 않았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엔 안경값도 비싸고 안경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없었고 불편하지만 참았었다.
그러다 스무살 가을 쯤 안경을 사 썼는데 한동안 꿈속에서도 안경을 쓰지 않았지만 익숙해지니 안경은 나의 일부가 되었고 다시는 시력이 좋아지지 않았다.
특히 군대생활할 때 안경이 깨지면 난처할 때가 있었는데 퇴근하는 방위병들이 바쁜시간 안경점에 들려 렌즈를 끼워 다음날 가져다 주었는데 광주에서 포병학교 교육을 받을 때인가 취사장에 근무하던 방위병에게 부탁을 하니 바로 그 다음날 가져다 준 것이 고마워 당시 PX에서 어렵게 담배한보루를 구해다 사례를 했으나 그는 거절을 했고 그때 너무나 고마웠던 적이 있다.
소속이 같은 병력도 아니고 그냥 스쳐지나가던 사이였는데 높은 계급도 아니었고 이등병이 근무하기도 고된 일상이 있음에도 그는 깨진 안경알을 가지고 가서 똑같이 만들어 왔었다.
그 후에도 군생활 할 때도 안경에 문제가 생겨 잠깐 외출을 나가 안경점엘 들렸는데 당시 돈이 약간 모자름에도 안경점 사장님은 염가로 안경을 고쳐줘서 바로 부대로 복귀할 수 있었다.
가끔 야간에 비상이 걸려 같이 자던 후임자의 것을 바꿔쓰고 튀어 나가기도 하고 그 또한 자기 것인지 내것인지 구분을 못하고 수건으로 안경을 닦는 헤프닝도 있었었다.
아마 눈이 나빠진 이유는 밤에 어두운 조명에서 자율학습을 장기간 하던 습관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안경이 역사에 등장한 건 이탈리아라고 했고 우리나라엔 임진왜란 이후로 추측하며 18세기 쓰는 사람이 많아 졌다고 한다.
시력 때문에 쓰기도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도 하고 가수들 같은 경우는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쓰기도 하고 조종사들은 보다 넓은 시야확보와 햇볕을 막기 위해 쓰기도 한다.
특수한 것도 많고 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고 가격도 천차 만별이다.
과거엔 제사를 모실 때나 윗분들을 만날 때 안경 착용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보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도 알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 쓰는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왔음을 실감한다.
서울대 의학박물관에 가면 김 철 박사라는 분이 수집한 옛안경이 전시되어 있다.
생각보다 화려하고 잘 보존되어 있어 과거 안경에 대한 것을 알 수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관람을 하셔도 좋을 것 같다.
'역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디언에 대한 편견 (0) | 2018.01.04 |
---|---|
민족반역자 이근택의 집 (0) | 2017.12.22 |
수액에 관하여 (0) | 2017.12.20 |
서울대병원의 발전 (0) | 2017.12.16 |
역사수업 중에 (0) | 2017.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