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직장을 그만두면 다시 찾거나 그쪽의 직원들이나 운영자를 만나지 않는다.
나올 때 욕하고 싸우고 원수가 되는 경우도 봤었다.
30여년전 본격적인 학원강사를 하기 위해 안양 인근의 신도시 학원에 시강과 학생들의 반응을 보고 합격이 되어 다니고 있었다.
경력이 짧으니 허드렛일을 하고 불만도 생길 때 즈음 신입강사들이 들어왔는데 그 중 한명은 유학파로 원어민과의 대화도 되고 학생들에게 인기도 좋았고 또 한명은 캐나다 교포였다.
그 후 또 다른 신입강사가 들어오고 연배도 비슷하니 일이 끝나면 모여서 술자리가 많았고 좋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학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 했었다.
당시엔 경기도의 술집 영업시간이 제한된 시기라 가까운 서울의 시흥동이나 사당역으로 가기도 했고 근처 여관을 잡거나 동네 저수지로 가서 밤새워 자리를 이어 갔는데 새로운 분들이 출퇴근 자가용을 새로 구입 하면서 행동반경이 근처 바다와 동해로 이어지니 여선생님들까지 모임의 인원이 늘었고 이 모습이 운영자의 귀에 들어가 내가 대표로 지적을 받게 되었다.
이유는 혼자 자취를 하면서 다니니 술자리 모임의 원흉? 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청춘 남녀들이 몰려 다니고 집에서 전화가 오니 원장도 머리가 아팠 겠지만 이중에서 결혼을 한 경우도 있으니 그것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었다.
덕분에 원장이 집에까지 데려다 주기도 하고 밥도 사주며 모임에 빠질 것을 종용하고 대표강사 또한 자신의 집에 데리고 가서 술도 대접하고 여행도 자신의 여행과 모임에 따라 나서게 되었다.
수업으로 바빴지만 주말이나 시험이 뜸한 날엔 경기도나 강원도로 여행을 가고 즐거운 시간이 많았는데 겨울 즈음 함께 어울리던 강사들이 업무에 비해 급여와 대우가 부적절하고 선배강사들의 부당한 지시도 싫다며 원장과 다툼이 있었고 그 자리에 나와 어울려 다녔던 강사까지 불리어 갔고 그날 권고사직 비슷하게 말미를 주고 선택을 하라고 했지만 당일 세명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짐을 싸서 나왔다.
보통 시끄러워지고 싸움이 날 수 있지만 조용히 정리를 했던 것이고 인원의 여유가 있던 곳이라 학원에 큰 지장은 없었다.
그 후 가장 젊은 선생님은 바로 자리가 나서 일을 다녔고 나는 한달 가량 구직활동을 하여 지역을 넘어 안산의 입시학원으로 갔고 유학파 선생님은 서울 자신의 집과 가까운 거점학원에 실력을 인정받고 자리가 나서 가게 된다.
이후에도 계속 만나고 소개도 해주는데 가장 먼저 취직했던 분은 일년 다니다 학원을 그만 두고 담배인삼공사로 가고 서울로 간 분은 학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중요한 건 끝이 좋지는 않았지만 다른데 가서도 가끔 지나다 들렸고 학원에서 맺어진 커플이 탄생하자 퇴사를 했음에도 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참석을 해 축하를 해 주었고 나는 학생들이 야유회나 수련회를 가면 지도했던 학생들과 밤새워 놀았고 (보통 가까운데 근무하면 참여하지 않지만 권역을 넘어 갔기에 서로 불편함이 없었다.) 학원에 강사를 소개해 주기도 했었다.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던 곳이라 정도 많이 들었고 당시 같이 일했던 분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웃기도 하는데 대부분 은퇴할 나이가 지나서 다른 일을 하거나 여자분들은 시집 간 이후 연락이 안 되지만 당시엔 약혼자를 데리고 와서 축하도 하고 퇴사한 이후 결혼식에 직원들이 같이 참석했던 일도 종종 있었다.
여러 학원을 다니며 대부분 쉽게 잊고 헤어졌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그곳에서의 생활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잊고 한사람 한사람 이름 또한 잃어 버리지 않았다.
당시 술자리를 만들까? 나만 자가용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 주던 원장님? 은 모임의 주도자를 잘못 찍었기에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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