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갑작스런 화재

lkjfdc 2024. 6. 22. 12:43

불은 어느날 예고 없이 찾아온다.

98년인가 안양의 한 학원에 근무할 때 였는데 출근을 하니 교실 바닦에 물이 흥건하고 유리창은 다 깨져 있었다.

매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책꽂이의 책은 타거나 젖어서 쓸수가 없었고 당장 오후에 수업을 준비하고 밤에는 수업을 해야 하는데 현장을 수습해야 했다.

당장 밤 수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부모들로 부터 항의 전화 내지 환불 그리고 퇴원생의 발생이 학원측에선 부담이 컸다.

그달 들어온 돈으로 운영을 해야하는 사설학원의 경우 퇴원생의 발생은 문을 닫을 수 있는 사태까지 갈 수 있었다.

화재의 원인은 에어컨 전기요금의 절약을 위해 선풍기 가동을 많이 했는데 원생들의 장난으로 날개가 부러졌고 그 상태에서 스위치를 켜놓은 것이 과열되어 불이 나서 한층은 재가 닥트를 통해 쏟아져 내려 책상과 집기는 시커멓게 되었다.

그날 다른층으로 옮겨 수업을 했고 당시 신참이었던 남자 선생 3명은 페인트를 밤새도록 칠하여 불난 흔적을 제거했지만 탄내와 페인트 냄새가 섞여 수업은 다른 교실을 이용했으나 정상적인 사용은 시일이 걸렸다.

아무도 없는 밤에 불이 나서 다행이었지 만약 수업중 원생들이 많았다면 엄청 위험했을 것이다.

특히 유독가스가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학원에 갔을 때 학원과 옆 건물사이 낙엽이 쌓인 부분에 담배불인지 실화인지 불이 붙어 소방차가 출동한 적이 있었고 학원과 옆 건물 건물주간 싸움이 나고 앙금이 생겼었다.

이후 소방점검을 하거나 대피훈련등을 하기도 했는데 어제는 내가 일하는 시설에도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관들과 소방차가 출동을 해 교육을 하고 시범을 보였다.

더운날이었지만 소방호스를 통해 물도 뿌려 보고 소방관은 아니지만 이들의 노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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