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앵두를 추억하며

lkjfdc 2024. 6. 14. 16:19

앵두는 보통 울타리 대신 심거나 우물가 주변에 심었다.

동네를 지나다 보면 열린 것을 따먹었고 자신의 집에 앵두나무가 있다면 냉면그릇 크기의 대접에 담거나 작은 바구니에 담아 놓고 바로 먹어야 했다.

욕심을 부리고 많은 양을 실온 보관 했다가 바로 상해서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는데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도 그리오래 가지 않기에 막소주를 부어 술을 담그거나 어떤 이들은 설탕에 재워서 놓고 밀봉을 하는 것도 봤는데 보기 좋은 빛깔의 유리병이 인삼주와 줄지어 있는 모습은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친구집에 앵두나무가 있어서 이맘때 찾아가 마음껏 먹고 나머지는  신문지를 고깔처럼 접어 그속에 앵두를 가득 넣어 집으로 오는 길 앞에 무엇이 오는지 뒤에서 누가 다가 오는지 모른채 온 경우도 있었다.



어두운 밤 새소리가 무섭게 느껴지는 분위기에도 '빨간앵두(언제 부터 영화 제목으로 다소 자극적인 단어가 되었지만)'를 입에 넣으며  여름을 기다리던 시절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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