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부터 고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는 스무살 넘어 올라와 부천에 오래 살았다.
이 친구가 살던 곳은 부천의 내동과 원미동이었으며 가정을 이룬 누나와 형도 이곳에 살았었다.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일을 하러 안양으로 갔는데 잠시 머물 때가 없어 이 친구가 있던 부천에 있던 적이 있다.
이 친구는 당시 누나와 형의 집으로 부터 독립해 나와 살면서 대학원을 다녔고 갑자기 식객이 늘었지만 아무 불만 없이 나를 받아 주었었다.
그 후 난 안양에 거처를 만든 후 부천을 떠났지만 가끔 늦은 밤 부천에서 그를 만났고 당시엔 내가 돈을 버는 편이라 술과 밥을 샀었다.
그러나 친구가 결혼을 한 후 부천을 떠나고 잘 가지 않았다.
20여년전 인천에 일을 다니고 그 후 잠깐 부천에 일을 다니면서 갔을 때 그 친구가 살던 곳을 가보았지만 변해있었고 친구가 없으니 느낌도 달랐다.
스물살과 서른살 때 가진 것도 없고 그 친구나 나나 미래가 불투명 했지만 만나면 즐거웠고 주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교외선을 타거나 고궁을 가기도 하고 부천의 외곽을 걷기도 하고 한번은 더운 여름 용산 전자상가에 컴퓨터 본체를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가다 너무 무거워 고생을 했서일까? 복잡한 전철에서 약간 다투기도 했었다.
당시엔 조립한 컴퓨터가 유행이었고 고장이 나면 컴퓨터를 산 용산으로 갔는데 차도 복잡하고 자리도 나지 않았던 것 같다.
부천은 소사라 불리기도 하고 복사골이라고 하여 야산과 밭도 많았고 시간이 나면 주변 시흥이나 인천으로 돌았던 것 같다.
이름은 무시무시 하지만 정겨운 여우고개, 부천 남부역 근처의 시장 그리고 지금도 자주 들리는 생과자 집 또한 골목 골목 찾았던 헌책방과 문구점...
지금도 부천엘 가면 스물살 쯤 친구를 찾아가던 시절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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