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단의 비밀'이라는 만화영화가 있었다.
어릴적 집 근처에 극장이 있어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고교얄개시리즈 '부터 '진짜 진짜 잊지마' 같은 영화, 김진규님이 나왔던 이순신 부터 외화 킹콩을 본딴 국산 영화 킹콩의 대역습까지 왠만한 건 동시상영으로 봤었다.
그러나 못봤던 만화영화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77단의 비밀'이었다.
당시 영화포스터를 보고 추측한건 곡마단이 등장하고 흑두건이 주인공이며 민족주의나 독립운동같은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느낌만 있었다.
그러다가 헌책방에서 원작을 구하게 되었다.
큰 글씨에 아이들이 볼 수 있게 만든 책인데 원작은 '소파 방정환'선생이었고 이 분은 천도교를 이끌었던 손병희 선생의 사위로 아동문학가이며 소년운동을 했고 어린이날을 만든 운동가였다.
단 당시 일본을 통한 문화를 수입하다 보니 뭔가 굴절되고 자신의 '호'를 씀에 있어서도 일본작가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그가 소년운동에 쏟은 노력은 인정해야 한다고 보며 더 연구하고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77단의 비밀'이 쓰여진 시대는 일제 강점기로 작품이다.
서울(당시는 경성)에서 시작되며 상호와 순자라는 고아 남매가 곡마단에서 곡예를 하던 중 남매를 찾는 외삼촌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호는 곡마단을 탈출하여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곡마단에 억류된 순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히려 무서운 곡마단 단장과 단원에게 쫒기게 되지만 상호는 동생을 찾기 위해 변신을 하며 감쪽같이 그들을 속인다.
그러나 곡마단은 경성을 떠나 돈을 벌기 위해 중국의 봉천으로 가게 된다.
경성에서 부터 따라온 한기호라는 청년의 도움을 받아 곡마단에 잠입 이들이 단순한 써거스 단이 아니고 거대한 마약밀매를 하는 범죄 조직임을 알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주제이고 결국 동생 순자를 찾게 되며 봉천 땅에서 헤여졌던 아버지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만화영화에서는 곡마단에서 폭력을 쓰는 악당들을 흑두건이 나타나 막아 주는데 원작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단 당시 시대적 느낌과 함께 뭔가 쫒기는 주인공 상호의 움직임을 잘 표현하고 일본인이나 중국인에 대한 표현이 조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다.
그리고 중국 땅인 만주의 어두운 느낌을 나타냈고 당시 사용하던 말투와 용어가 표현되어 있다.
만화의 내용과 다른 느낌이 있지만 원작은 원작 나름의 느낌이 있다고 보며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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