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날 때 마다 사용한 시험지와 유인물 참고서와 교과서를 어린 학생들이나 어른들이나 과감하게 버리고 갔다 .
언젠가는 봉고버스에 한가득 기한이 지난 참고서와 유인물을 실어 고물상엘 가서 팔았더니 7만원 정도의 돈이 생겼다.
그돈을 이용해 커피 몇 박스와 음료수 몇 캔을 사서 돌아 오는데 뭔가 허전했었다.
집에도 이런 종이와 책들이 있어 팔았는데 한 50kg정도 팔았고 6000원 정도를 받아와 가지고 있다가 착불로 오는 택배비로 지불하니 2000원 남아서 뭔가를 사먹었던 적도 있었다.
이젠 흔해져 버린 폐지 ... 그러나 버리는 책(주로 참고서나 학습지)중에는 누군가가 땀흘리며 공부한 흔적이 있고 무엇을 학생들이 어려워했나 따져보게 되고 바둑을 복기하듯 헤아려 본다.
특히 여학생들이 색볼펜이나 연필을 이용하여 정리한 책들은 그 어느 참고서 보다 좋은 자료이다.
간혹 이것을 이용하여 다시 수업을 하기도 하는데 가장 아쉬운 건 내가 학교 때 썼던 교과서나 참고서가 없다는 것이다.
잘 보관 하고 있던 책과 노트를 군 제대 후 다시 볼 수 없었고 있었다면 지금 지도하는 입장에서 무척 좋은 자료가 되었을 터...
사실 학원에서 학생을 지도할 때 대학이나 사회에서 배운 건 크게 필요하지 않다. 내가 중고교 시절 가장 어려워 했고 가장 힘들어 했던 부분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왠만하면 교과서를 버리지 않았던 집안의 분위기였지만 이사를 30번 이상의 이사는 그것을 지켜낼 수 없었다.
공부한 흔적을 통해 더 뒤돌아 보고 생각하는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얼마나 지겹고 힘들었으면 뒤도 안돌아 본다.
애지중지 하던 자료와 책들...
사람들과의 관계도 혹시 이러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고
남은 폐지와 참고서 문제집을 팔았더니 3000원 가량이 나왔고 이 돈을 무엇에 쓸까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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