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시골극장과 순행

lkjfdc 2021. 6. 10. 23:56





지금은 기초자치단체인 군지역에 극장이 거의 없지만 80년대 까지 극장이 있었다.

극장은 영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TV방송이 유행하기전 가수와 배우들이 공연을 하고 마당극이나 판소리를 무대에 올려 보여주기도 하는데 요즘은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하는 전국 순회공연을 과거엔 읍면까지 가서 했고 차차 영화와 공연을 함께 보여주기도 하고 요즘 시사회처럼 나와서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영화의 한장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노래도 했다고 한다.

극장에서 웅변대회도 하고 졸업식이나 집회도 하였고 심지어는 투견대회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TV의 보급으로 연예인들은 방송국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지역으로 쇼단과 함께 가서 순회하는 것이 사라졌으며 극장에선 영화상영이 주로 이루워 졌고 이 마져도 80년대에서 90년대 쇠퇴하고 2000년이 넘어서 군단위에서 극장을 보기 어렵고 10여만 도시에 2~3곳 정도 있고 이것도 멀티플렉스 형태로 이루워지며 대기업의 체인점이 되었다.

과거 극장이 아예 없는 섬이나 산간지역엔 영화필름을 임대하여 상영을 해주는 조직이 있었다. 이들은 극장과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을 누비기도 했지만 대도시 극장이나 군소재지의 극장이 별도의 팀을 만들어 자신의 극장에서 상영을 한 필름이나 상영중인 필름을 시골에 가지고 가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공급받아 막을 치고 영화를 보여줬는데 영화상영시간이 너무 길면 필름을 잘라서 편집하고 잘못하여 순서를 뒤바뀌 상영하는 경우도 있고 돈이 없어 구경을 못할 때 중간에 그냥 입장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영화필름을 가지고 각지역을 도는 행위를 '순행'이라고 했다.

극장의 운영자나 또는 순행을 하는 책임자가 개봉된지 얼마 안되는 필름을 비싸게 임대하여 상영하는 경우도 있었고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외화를 상영하는데 당시 영어를 모르고 한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이라 또는 영화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 변사가 중간에서 읽어서 설명을 해주고 그때 그때 임기응변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지역의 극장운영자는 영화에도 투자를 하여 당시 영화제작 전반에 영향을 주었으며 여러 스텝들이나 배우들도 이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진 요즘 과거 답답할 것 같고 불편할 것 같은 시절 당시에도 우리나라와 외국에서 만든 영상자료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있어 고립된 섬이나 시골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경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참고 위경혜, 호남의 극장문화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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