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야기

학원에 온 손님

lkjfdc 2020. 6. 16. 19:26

더운 날이었다.

6월인데 7~8월 같던...

낮 수업을 마치고 저녁수업을 준비하고 있던 시간

다른 학원과는 달리 복잡한 편도 아니고 어쩌다 택배기사 분들이 방문할 뿐 인적이 없다.

밑에는 고기를 파는 식당이 두 곳이나 있어 지글지글 고기냄새가 올라오고 사람들은 일 마치고 회식을 하는지 삼삼오오 모이는 것 같다.

출입문이 열리면서 교복을 입은 학생이 들어왔다.

'또 학교 그만 둔다고 상담하러 왔나? '생각을 할 쯤 여학생이 마스크를 벗으며 얼굴을 보여주었다.

" 저 xx예요! "

"어 ! 이게 누구야? 잘 지냈어?"

제작년 가을 실용음악과를 간다며 여러 학교를 알아보던 학생은 근처의 일반고교에 입학을 했고 얼굴 또한 작년과는 달리 편안해 보였다.

노란머리 초록머리 요란한 모습은 없었고 교복을 입고 나타나니 단정한 느낌이었다.


음악에 대한 생각은 버리지 않았고 지금은 학교를 잘 다니고 있으며 작년 합격을 하고 한번 들렸어야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 학교 잘 다니고 있으면 된 거야..."

하면서 그간 지나간 이야기를 하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는 어찌 되었냐? 물었지만 '서로 연락이 안된다고...' 했다.

둘이 실용음악 한다고 중학교 그만두고 마음고생이 심했었고 당시 두학생을 바라보는 마음도 그리 편치 않았었다.

대부분 고등학교 중퇴를 하거나 성인들만 오던 학원에 10대 중반의 학생들이 요란한 모습을 하고 나타났을 때 부담 스러웠고 같이 공부하던 50대 어머니도 이 학생들의 일탈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시 어떻게 해서든 학교에 들어가 적응하길 당부했었었다.

지금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중퇴학생들에겐 중학교 학력을 인정 받으면 고등학교를 어떻게 해서든 들어가서 3년을 마치라고 한다.

10대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 두었을 때 겪는 혼란과 손해는 한 두가지가 아니며 경제적 부담과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며 본인도 괴롭고 가족들도 힘들다.

공부하기 어렵고 절제된 생활이 힘들겠지만 학교를 떠나서는 안된다.


'합격하고 감사하다는 말도 못했어요... 그점이 늘 걸렸어요'라는 말을 하며 미안해 하던 학생에게 미안할 것도 죄송할 것도 없다고 했다.


'뭐 그렇게 생각해? 학교 잘 다니고 있으면 된거야!'


학생이 사온 음류수를 먹으면서 더운 저녁은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