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방바닦에 X레이를 찍으며 집에 있었다.
쉬는 날이라 밖에 나가고 싶었지만 잠시 가게에 들렸다가 그냥 들어왔다.
일할 땐 쉬는 날 어디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막상 쉬는 날엔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그전 같으면 차에 시동을 켜고 밖으로 막 달렸는데 집에 할 일도 쌓여 있고 다들 일 나가고 학교 갔는데 혼자 나가서 바람을 쐬는 것도 그랬다.
반죽을 해놓은 것이 있어 밀가루를 첨가하여 파전을 만들어 보았다.
사회에 막 나올 무렵이었다.
비가 오면 자취하는 시골집의 방문을 열고 블루스타와 후라이팬읕 펼쳐 즉석으로 전을 부쳐 막걸리를 따르고 그냥 있으면 심심하니까? 노래책 한권을 펼쳐 놓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누구의 간섭도 없이 노래를 불렀다.
밖에는 초록빛 풀밭과 모내기를 막 끝마친 논이 보이고 동네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조용했었다.
당시엔 차도 없고 인터넷도 없어 누구를 만나려면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최소한 60여 km를 나가야 했다.
한번 나가서 집에 오다가 차를 놓치면 20여리는 기본으로 걷고 그냥 오기 심심하니 소주 한병을 마시면서 동네 입구에 다다르면 사람보다 개들이 반겨주고 밤은 그렇게 지나갔고 집에 들어와 그리운 이에게 전화를 걸어 긴 통화를 했었다.
지금도 전을 부칠 때면 비오던 날 오후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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