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이야기

유행이 지난 대나무자

lkjfdc 2022. 12. 22. 20:16

대전에서 오래된 문구용품을 모아오신 분에게 대나무자를 샀다.

지금은 세탁소나 옷을 수선하는 곳에서 간혹 보이고 대형 문구점에서 50cm 대자를 샀었는데  국산이 아니며  대만제이다.




간혹 개별적으로 제작을 하여 인터넷에서 대자를 파는데 컴퓨터로  선을 그어서 만들어 정확해 보이긴 하나 과거의 그 대자와 기본형태가 다르다.

과거의 것은 대나무의 표피에 눈금을 표시하고 안쪽부분이 뒷면이 되었고 만드는 과정에서 안과 밖의 성질이 달라 휘어지는 경우가 있어 정밀한 도구로서는 쓰기 어렵다.  대신 목공일을 하거나 험한 작업을 할 때 도색을 할 때 잘 쓸 수 있다.




7년전 일본에 다녀 올 때 마트에서 대나무자 그리고 샤프 몇 자루를 선물용으로 가져와 주고 나머지는 내가 썼는데 일본의 대나무자는 눈금이 정밀했으나 휘어졌었다.(뽑기를 잘 못한 부분도 있다.)

당시 일본제품을 사왔던 건 우리나라에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고 이제 국산을 구하다 보니 그 당시의 부족함은 사라졌다.


대형 문구점에서 어렵게 구한 50cm 대만산 대나무자도 좋기는 하지만 중간에 마디를 긁어낸 흔적이 있는데 자를 만들기 위한 대나무를 선별하는 건 쉬운 것이 아닌 것 같다.




대전에서 보내온 국산 대나무자는 제조한지 수십년은 되었지만 쓰지 않은 것 같고 마디도 없으며 휘어지지 않아 선을 그을 때 좋을 것 같다.

정밀도가 떨어져 프라스틱이나 금속에 밀릴 수 밖에 없지만 깨지거나 휘어지지 않고 잃어 버리지 않는 다면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대나무자는 예전에 많은 이들이 썼던 문구이다.

보통 포장도 하지 않고 통에 꽂아 놓고 팔던 것이라 제조회사도 모르고 썼던 기억이 있다.

20cm자도 있어 책에 밑줄을 그을 때 쓰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세토막으로 잘라 쓰는 경우도 있었다.

가끔은 선생님의 체벌용 도구가 되기도 했으나 이젠 보기 힘들다.

사라진 것들에 대한 관심도 관심이지만 아직도 충분히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다시 제품화 되어 나왔으면 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수집한 대나무자를 보내주신 대전의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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