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옛날 서울에 가면

lkjfdc 2017. 4. 20. 22:17

 

 

옛날 서울에 가면 봐야 할 곳이 여러곳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창경원(창경궁),어린이 대공원(반드시 타야 할 놀이기구는 청룡열차),남산식물원과 도서관 그리고 31빌딩이었다.

 

 

물론 세세한 구석 구석 이야기 하자면 복잡하다.

 

7살 때 까지는 청량리와 경동시장 동대문시장을 어머니 따라 많이 갔고 8살 때에는 아버지를 따라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남터미널이 생기기 전 서울역 근처의 고속터미널에 와서 그레이하운드버스를 신기한 듯 바라본 적도 있다.

 

그리고 경기도 광주로 이사와서는 마장동 터미널로 당시 막걸리색 완행버스를 타거나 연초록직행버스를 타고 내려 1호선이 있는 제기역에 가서 자판기에서 코코아 한잔을 뽑아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당시 신림동 난곡에 살던 이모를 만나고 마장동 터미널로 되돌아 가던길 당시 이모네는 부유했고 택시를 태워 보내주었다.

 

삼일고가도로를 올라타고 갈 때 나는 국민교육헌장이라는 책표지에서 봤던 높은빌딩을 보게 되는데 신기해서 눈으로 헤아려 보기도 했었다. 그 빌딩이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빌딩인 '삼일'빌딩으로 유리창이 번쩍 번쩍하고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서울역 앞의 대우빌딩도 당시엔 높아서 헤아려 보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층수를 세기 위해 보다가 걸리면 돈을 줘야 한다는 말도 있었고 역앞이라 가출한 청소년을 납치해 무서운 곳으로 끌고가서 힘든 일도 시킨다고 했는데...

 

 

실제로 기아의 '김기태 감독'과 SK의 '염경엽 단장'은 고향 광주에서 야구가 힘들어 가출하여 서울에 기차를 타고 왔다가 서울역에서 구두닦기를 하며 엄청난 고생을 했고 그 고생을 토대로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 야구를 해서 훌륭한 선수와 감독 그리고 단장이 되었다.

 

 

서울의 상징이었던 삼일빌딩과 대우빌딩 같은 마천루를 보면서 고달픈 일상을 보내면서도 잿더미에서 뭔가 이뤄낸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적도 있었다.

 

지금이야 시골에도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고 각종 타워도 만들어져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당시엔 참으로 대단한 것이 아니었나 ? 생각한다.

 

 

아직도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크지만 당시의 격차는 더 심각했고 서울이란 곳은 별천지였다.

 

아무튼 지금은 만물시장이 있고 공원이 있는 소박한 마을이 더 좋고 사는 것 같다.

 

그렇다고 거대한 마천루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며 가끔씩은 높은 곳을 바라보며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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