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문어오림

lkjfdc 2022. 11. 4. 18:26

제사상이나 잔칫상에 올라가는 음식중 문어 오림이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오징어 보다는 문어를 고급으로 치고 대왕오징어 같이 큰 것도 있지만 문어가 오징어에 비하여 대체로 다리가 길다.

언제인가 서울 방산시장에 가니 폐백용품이나 제수용품을 파는 곳에 문어를 이용하여 각종 모양을 내 장식을 하는 걸 보면서 별주부전에서 이름도 멋진 '문성장군'이란 칭호로 자라와 육지로 올라가기 경쟁을 벌이는데 별주부는 자신이 수륙양면 활동이 가능한 장점을 부각시키며 문어는 잔치상의 먹거리로 전락 육지에서는 아무 힘도 못쓰는 점을 이야기하여 용왕의 선택을 받는다.


육지의 제삿상이나 잔칫상에선 빠지지 않는 먹거리지만 소설속의 큰 문어는 사람을 해치기도 하고 배를 난파시키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아마도 커다란 문어에  대한 생각은 문화나 풍습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보는데 길게 늘어진 다리를 칼로 오려 국화나 새 같은 모양을 만들어 젯상이나 잔치상에 올리던 조상들의 멋스러움은 문어라는 생물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와 더불어 뭔가 안정적이고 다산을 추구하는 뜻이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칼을 들고 젯상이나 잔치상을 차리는 건 남자들 몫이었던 것 같고 문어오림도 집안의 솜씨좋은 남자들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하며 시간이 가면 보기 힘든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한 단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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