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어번 아침에 일찍 가서 밤에 늦게 일을 마치고 오는날이 있다.
점심 이후 잠깐 시간이 생겨 용인의 곱든 고개 주변에 차를 세워 놓고 근처 문수봉을 올라 그 아래 마애불을 보고 왔다.
보통 산에서는 실제거리를 표시 하기 보다는 수평거리를 표시하기에 2km 라고 해도 평지의 2km완 다르고 30m도 100m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곱든 고개에서 문수봉으로 가는 능선은 등산로가 잘 되어 있고 주변 조망이 좋으며 이름 모를 들꽃도 많고 초입엔 고사리 군락이 눈에 뜨이고 떡을 만들어 먹는 망개나무도 보이고 주황빛의 나리꽃도 멋지게 피어있다.
그리고 보라색 빛깔의 싸리꽃도 작지만 피어나 여름날을 장식하고 있다.
문수봉에 이르기전 가파른 언덕아래로 원삼면 용담저수지가 보이고 주변마을이 옹기종기모여 평화롭게 보인다.
저수지 주변의 물은 안성을 거쳐 장호원, 여주를 지나 남한강으로 들어 가는 청미천인데 문수봉을 경계로 한쪽은 경안천이며 결국은 두 물줄기는 팔당호수에서 만나 한강이 되어 바다로 가지만 적시는 들판은 차이가 난다.
한 물줄기는 용인 포곡 모현 광주를 적시고 또 다른 물줄기는 원삼 백암 죽산 일죽 그리고 율면 장호원 감곡 한마디로 충청도 땅과의 경계에 다다라 제법 넓어진다.
용인8경에 들어 간다는데 8경에 들어 간다 안들어 간다를 떠나 그 자체가 좋아보이고 맑은날은 맑은 날대로 안개가 내린날은 그 나름대로 좋으며 경사진 아래로 밤나무 숲이 가득하고 가을이면 또 볼만할 것이다.
잠깐 숨을 돌려 문수산 정상에 오르니 표지석이 있고 태양에너지로 작동하는 전광판이 보이고 목적지인 마애불 까지는 200m정도 ... 당연히 산길이다 보니 멀게 느껴지고 계단을 만들고 안전로프를 만들고 입구에 철계단을 만든 분들의 노고가 대단하다고 느껴질 즈음 목적지인 마애불앞에 도착했다.
얼핏보면 조각을 한 것이 아닌 바위에 그린 느낌이 든다. 고요한 느낌이 들고 고려초에 만들어 졌다고 추측하는데 당시의 불상은 통일신라 말과 후삼국의 작품은 얼굴과 몸체가 다소 균형이 맞지 않고 규격화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마애불 주변엔 시누대가 지천으로 피어 주변 숲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느낌이다.
다시 문수봉에 오르는데 나무를 톡톡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딱따구리'가 있었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사라져 버렸다. 지난 겨울에도 용인시내 산에서도 비슷한 딱따구리를 봤는데 볼 수록 신기하고 재미있는 새라고 생각할 쯤 정상에 다다랐고 다시 곱든고개로 방향을 잡았다.
올라올 때완 또 다른 풍경들과 나무들 그리고 얕게 깔린 안개... 올라 올 때 보던 원삼면 일대를 한번 더 보고 발길을 재촉하여 내려오니 오후는 그렇게 지나가고 다시 일을 하러 가는길...
처가에 갈 때나 근처를 지날 때 곱든고개를 지났는데 이 주변은 천주교의 성지가 많고 능선을 따라 '와우정사'도 있고 투구봉도 있으며 유명인사의 능묘가 산재되어 있기도 하다.
꼭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다양한 곳을 방문할 수 있으니 여러분들도 한번 방문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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