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들국화 2집과 크리스마스

lkjfdc 2021. 12. 25. 10:03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날보다 어쩌면 전날밤이 더 설레고 모여서 놀고 그러는 게 지난날의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청소년 시기나 지난시절 크리스마스 전날이라고 해서 친구들을 만나거나 집에서 파티를 하거나 한 적은 별로 없었다.

그냥 조용했던 기억이 더 많다.

지금은 방학도 늦게 하고 해를 넘기기도 하지만 과거엔 딱 이때쯤 방학을 하고 고등학교 땐 시골사는 학생들에게 쌀과 반찬정도 가져오라고 보낸 후 자율학습을 했던 것 같고 성인이 되어선 쉬기 보다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사회인이 되었을 땐 평상시 만나 마시던 술자리도 없었고 각자 집엘 가다 보니 혼자 자취집에 가서 쉬었던 것 같다.


무슨 날이라고 더 모이고 뭔가 의미를 두기 보다는 평상시 처럼 보냈는데 요즘이야 말로 그래야 할 것 같다.

약2년 가까이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술집에서 식당에서 술잔을 기울이거나 소리를 지르며 흥을 나눈 경험이 없지 않을까? 싶다.

술은 둘째치고 쓴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경험도 오래된 것 같다.


지금은 고인이 된 친구가 크리스마스 전날 중국집에서 탕수육 댓자를 먹고 흥겨울 찰나 '이럴 땐 도서관에 가야 한다며...'모임 중간에 가고 일찍 파한 후 집으로 각각 흩어졌었다.

원래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실제 탄신일이 아닌 것으로 안다.

내 생각엔 북서유럽은 겨울밤이 우리나라에 비해 길고 더 추워지는 이 시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밖에 나가기 어려운 시절이 되다보니 가족과 겨울을 보내며 이웃을 더 생각하고 위하라는 의미로 예수의 탄생을 빌어 이 날을 만든게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북쪽에 있던 부여는 남쪽의 다른 나라와 달리 제천행사가 한겨울이었다.

밤이 남쪽에 비해 더 춥고 길었을 것이며 혹독했겠지만 함께 하며 이겨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부터 음력 1월1일 거의 한달 가량이 가장 춥고 겨울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춥지만 따뜻하게 보냈으면 한다.

사설이 길었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들국화2집에 들어있는 '또 다시 크리스마스'이다.

들국화1집은 큰 힛트를 쳤고 이걸 계기로 정식 구성원은 더 늘었다.

초기에 모인 사람들이 간단한 편성에 포크그룹같은 느낌이었다면 들국화가 공연을 많이 하고 이름을 알리면서 락밴드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최구희와 주찬권이 들어오고 손진태의 기타가 더해지면서 정식구성원이 되고 조덕환은 팀을 떠난다.

공연에서의 소리는 더 커지고 탄탄해 지지만 팀은 또 조금씩 나눠지고 취입한 음반의 노래들은 1집 처럼 큰 반응을 얻지 못한다.

처음 발표한 노래가 아니고 들국화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 노래도 있지만 준비한 기간이 1집에 비해 짧았다는 말도 있었지만 크게 뜨지 못하고 조용해 진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단독 콘서트를 본건 해체된 후 10여년이 지난 90년대 후반이었으며 들국화의 위력은 80년대완 달랐고 팬들도 나이를 먹었고 공연장도 식었었다.

정교해지고 나름 열정을 표했지만 소극장에서 들리던 소리는 들끓던 느낌이 아니라 익어 버린 느낌이었다.

밴드의 음반이지만 큰 공연장이 아닌 카페에서 연주해도 될 만큼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크리스마스 전날을 지내보고자 한다.

행복한 겨울을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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