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유경의 LP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lkjfdc 2018. 10. 26. 21:44

 

 

 

 

 

 

 

 

84년 겨울 이던가 친구집에 가서 잠이 들 찰나 라디오에서 여느 가수의 창법과는 다른 가수의 노래가 귀를 흔들었었다.

 

노래 제목이 '꿈'이라고 했고 부른 이는 정유경이라고 했다.

 

그리고 레코드 가게를 지날 때도 가끔씩 들렸으며 TV에서 노래하는 걸 봤는데 당시엔 립싱크로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고음의 발성은 감동을 주었다.

 

그러다가 실제로 공연하는 걸 봤는데 88년 봄 이두헌이 다시 재편한 다섯손가락의 공연장(파고다 극장)에서 그녀를 보게 되었다.

 

당시 초대가수로 나왔지만 2집 음반을 발표하는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신세계레코드사에서 음반을 취입한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를 했으며 당시 '토요일은 밤이 좋아를 ' 부른 김종찬이 나왔고 연주는 다섯손가락이 담당했는데 올겐을 보강하여 두사람(다섯손가락 2집의 강태원의 동생 강태수가 87년 이후 건반을 연주했고 군에서 제대한지 얼마 안된 최준성이 투입되어 연주의 짜임새와 힘을 주었다.)이 연주했고 이때 이두헌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른 가수라며 소개를 했다.

 

자신이 만들었지만 너무 어렵게 만들어 제대로 부를지 말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두헌은 하모니커를 직접 연주하며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에 감동을 주었다.

 

성악을 전공해서인지 창법이 특이했고 음색은 영롱했던 '정유경' 공연 도중 말은 없었고 이두헌은 초대된 가수 대신 관객들의 분위기를 조율했었다.

 

파고다 극장이라는 다소 천정이 낮은 공간에서 원곡에서 느꼈던 클래식 풍의 연주가 아닌 밴드와 함께한 정유경의 노래는 대공연장의 느낌과는 달랐다.

 

이두헌이 4집앨범에서 이 노래를 자신의 목소리로 낮게 편곡하여 불렀고 훗날 시집에 쓴 사연을 보면 80년대 초중반의 시대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 같다.

 

다섯손가락의 노래와 이두헌이 다른 가수에게 준 노래엔 자신의 청년시절 겪었던 여러 경험과 느낌을 글로 써서 노래로 남겼는데 이중엔 심의에 걸려 노랫말이 바뀐 것도 있고 세월이 지나 발표된 것들도 여러 곡이 있다.

 

정유경의 목소리를 통해 불려진 여러 노래 특히 2집은 다섯손가락의 이두헌과 어쩌면 그의 음악적 선배이자 스승인 블루드레건 출신의 김성호의 느낌과 생각을 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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