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뷰트 앨범이라는 것이 있다.
음악에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에게 후배들이 헌정하는 음반이다.
보통 학계에서 퇴직한 은사를 위해 논문집을 펴내거나 예술계에서 음악회나 전시회를 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에게 후배들이 음반을 내는 경우는 쉽지 않다.
과거 고 김정호나 고 김현식 등 고인이 된 가수를 추모하는 형식으로 나온 경우는 있지만 은퇴전에 음반을 내고 헌정한 건 신중현님이 처음일 것이다.
또한 솔로가수가 아닌 밴드들이 중심이 되어 합주를 하고 음반을 내기란 우리나라 같이 척박한 현실에서는 더 힘들다.
방송의 일방적이고 규제일변도 그리고 밴드음악을 연주하여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이해시키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80년대에서 90년대 까지도 생음악 위주인 밴드음악은 방송에서 보기 어려웠고 이들이 돈을 바라고 활동하기엔 급여도 작았다.
차라리 유명가수의 녹음연주를 해주거나 흥청거리는 도시의 나이트나 밤무대에서 쉬지 않고 연주를 해야 생계를 유지하는 현실에서 그나마 자신의 길을 가면서 후배들에게 음악적 감성과 열정을 보여준 사표가 신중현님이다.
외모와 감각적인 볼거리보다는 마음을 흔들고 외국에서 들어온 음악이지만 우리의 정서를 담은 노래와 연주들은 그가 겪어온 역정을 표현했고 재야에서나 밤무대에서는 프로연주자로 활동하면서도 음악을 공부한 교수에게 이론을 배우고 계속 그 가능성을 키우고 노력한 그의 왕성한 활동력은 정치적 외압이나 화려한 방송의 유혹으로 막을 수 없었다.
가수 혼자만 주목받고 해체와 결성을 반복하는 밴드에게 신중현님의 음악과 공연방식은 많은 것을 후배들에게 안겨주었으리라.
드럼을 연주하던 부인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신대철 차남 신윤철은 각자 자신의 밴드를 하고 있고 그 아버지의 그 아들임을 증명하고 있고 특히 신대철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열악한 현실을 바꾸고 게선하고 그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막내 신석철은 어머니의 영향을 더 받아서인지 드럼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헌정앨범이 나온지도 벌써 20년이 넘었고 당시 활동하던 사람들은 지금도 가요계 저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랑과 평화, 한영애,김목경,이중산, 김광민, 한상원, 정원영, 봄여름가을겨울, 강산에,시나위,이은미 그리고 윤도현밴드등 여전히 그들은 활동하고 있고 그선배에 그 후배들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다양한 인물의 헌정음반이 있었으면 한다.
사진참조 : 월간 핫뮤직 1997년 3월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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