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간다.
벌써 시골의 선산엔 벌초를 한다고 종친들이 모여 팀을 정하고 늦가을 있을 종친모임까지 날짜를 맞추고 연락이 오간다.
지금은 큰집에 전기만 들어오고 사람이 살지 않는데 추석 명절 시제 그리고 설에는 떠났던 일가 친지들이 모이는데 이들중 내가 아는 이는 1/5정도 이고 대부분은 길에서 봐도 모르는 이들이다.
약 60여명 나와 항렬이 같은 이들이 절반 정도이고 나이가 많으며 나보다 항렬이 적은 또래도 몇 있고 젊은 축에 속한 이들은 40대 초반으로 이들이 지금까지 촌락에 뿌리를 두고 시제에 참석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 같다.
나의 경우 어릴적 부터 가본적이 없고 거리가 멀어 참석 한적이 없으며 결혼식 때 만난 사촌형을 통해 알았다.
시제나 종친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는 아버지의 어머니 묘가 본적지 선산에 있지 않다보니 더 가기 어려웠다.
만나도 어색하고 새로 인연을 맺고 촌수 따지고 말 올리고 낮추고 이런 것을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또한 이런 것으로 인해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다.
잘 나가는 종친들도 있고 자주 모이지만 내가 어떤 인연을 이유로 큰소리치고 잘 나가는 척을 할 이유도 없고 내가 도움을 줄 능력도 없다.
다만 아버지 이전 선대의 어른들과의 인연으로 인해 모이고 단합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특히 객지로 일찍 떠나온 우리집의 경우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기 보다는 주민등록의 본적지로 남아 있고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뿌리이기 때문이다.
조상을 모시고 함께 모이는 행사들이 잘 되어 마음의 힘이 되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시기 서로 좋은 기운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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