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 하면 뭔가 역설적인 느낌이 드는 밴드의 이름이다.
그리고 김수철을 기억하고 그의 천진함 그리고 실험정신을 생각하며 자신의 집에 가득있던 각종 악기와 음향장비를 기억한다.
세월이 흘렀지만 나이에 비해 어려보였던 특히 그가 고 김현식과 동년배였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설마? 할 것이다.
밴드 이름이 작은거인이니 다들 키가 작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았고 1집앨범의 구성원은 4명이었고 보통 싱어, 기타, 베이스, 드럼, 올겐 이렇게 5인조로 편성되었던 당시의 흐름 또는 간단하게 싱어, 기타, 베이스, 드럼 이렇게 편성하기도 했으나 작은 거인의 경우 김수철이 기타와 싱어를 함께 하며 그에 걸맞는 연주를 했었고 대부분 학업과 연주활동을 병행했었다.(김수철 기타싱어, 김근성 올겐, 정운모 베이스 최수일 드럼)
특히 일곱색깔무지개는 TBC(동양방송)젊은이의 가요제에서 입상했던 노래로 유명했고 간단한 가사와 반복되는 기타리프로 듣기에 따라서는 별거 아닌 곡 같지만 당시 실제 공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음향의 열악함이나 시스템을 극복하고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밴드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이상적인 연주곡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TV를 통해서 보는 밴드의 연주와 실제 연주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 관현악단 중심의 연주나 립싱크가 유행이었던 당시 소수인원이 간단한 악기 편성으로 라이브 연주를 했을때 일반 가요처럼 어필하기 위해선 밴드만의 편곡이 있어야 했는데 작은거인 김수철은 그것을 빨리 파악했던 것 같고 훗날 혼자서 연주를 해도 여러명이 연주를 하는 것 같은 꽉찬 연주와 노래 무대에서의 연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일곱색깔 무지개'는 아마추어 밴드들이 연주를 해봤지만 작은거인의 맛을 살리기 어려웠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밴드의 노래를 연주하는 것 보다 실제 상황에서 실수를 줄이고 간단하지만 밴드음악의 맛을 느끼게 해줬던 노래가 '일곱색깔무지개'가 아닌가 생각한다.
작은거인 1집 보다 더 실험적이고 진보한 것이 2집이며 80년대 초중반 김수철은 솔로로 활동하며 '못다핀 꽃 한송이'로 유명한 가수가 되었다.
처음 함께 하던 작은거인의 구성원들은 2집 때 부터 군입대나 학업문제로 각자의 길을 갔지만 음반작업에 일부 참여를 했고 김수철과 공연을 할 때 함께 했던 것 같다.
영화 고래사냥에서 연기와 음악을 그리고 만화영화 주제가 행사음악을 만들어 내고 특히 국악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한 것이었고 대중음악인으로서 그처럼 적극적이고 우리 음악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4명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만든 작은 거인 ...
역설적인 이름이지만 그들은 이름값을 했었고 특히 김수철은 으뜸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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