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음반
시간이 조금 흘렀다.
무당의 노래를 들은 건 방송에서 였고 이들의 힛트곡인 '멈추지 말아요!'를 노래로 들은 건 85년도 였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 잠깐 시간을 내어 간 곳엔 주로 10대 학생들이 한 음악학원에서 주최하는 발표회를 보기 위해 토요일 주말 시간을 내어 갔는데 전문공연장이 아니지만 당시 유행한 밴드를 (그 당시엔 그룹사운드라고 불렀다.)하는 고등학생 그리고 초대된 대학생 밴드를 보기 위해서였다.
학교를 대표하는 팀도 있었고 음악학원에서 연습을 하고 나온 팀들도 있었는데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모습을 상상하면 답이 나온다. 물론 당시엔 교복이 자율화된 시기라 영화처럼 교복을 입지 않았고 영화처럼 음향이 좋지는 않았다.
당시 연주를 보면 음향장비와 악기 셋팅이 적절하지 않아 많은 것이 부조화 였다.
그러나 음악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강사들의 연주는 프로라 그런지 달랐고 학생들이 열악한 음향을 생각하지 않고 외국메틀밴드의 노래나 국내 대학가요제 입상곡을 한 것에 반해 프로이면서 성인이었던 강사들의 밴드는 연주가 가능하고 실력을 나타낼 수 있던 '무당'의 멈추지 말아요!를 멋지게 연주했고 구경온 학생들은 곡이 끝나자 환호성을 질렀고 공연의 마무리는 그들에 의해서 정리 되었다.
그 후 난 이 노래가 자작곡인 줄 알았으나 무당이라는 당시 짧지만 우리나라 대중음악 특히 전자기타를 앞장 세워 공연중심의 활동을 활성화 한 선구자들임을 알았다.
한대수를 시작으로 공연장에서 자신의 노래를 직접 연주한 솔로가수는 그전에도 있었고 신중현 선생처럼 밤무대에서 밴드를 만들어 활동한 사람들도 있지만 외국에서 국내에 들어와 영어가사도 아닌 우리말로 가사를 만들어 강한 연주를 한 밴드는 '무당'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레코드로 들어 보면 느끼기 어렵지만 공연장에서 실제 연주하는 걸 보면 그들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당의 활동기간은 짧았고 소문으로 회자되고 있었다.
당시 밴드의 공연을 보면서 '사탄'의 음악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스펠음악을 하는 팀도 있었고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가수도 있었다.
'무당'의 원 이름은 Magic Dance로 하려 했단다.
더군다나 이팀의 리더 최우섭은 개신교도였으나 당국에서 외국어 이름을 거부하는 바람에 의도하지 않은 이름 '무당'이 되었다.
어쩌면 이름이 더 큰 반전을 이루고 밴드음악의 전설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당시 최우섭과 같이 연주를 한 기타연주자 '이중산'은 살아있는 기타의 전설로 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연주도 연주지만 이들의 무대연출 또한 시대를 뛰어 넘었던 것 같고 대중음악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