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마의 LP
마그마의 '기다리는 마음'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본격 헤비메탈 음악을 음반으로 발표한 사람들을 신대철이 앞장선 '시나위'라 봅니다.
물론 그전에 하드한 밴드음악을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TV에서 실제 하기 보다는 연주자들이 흉내만 내며 가수가 노래를 하고 생생한 상황을 보여주기 힘들었고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에서 3~5인조 밴드가 나와서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 관현악이 협연하는 솔로가수나 중창에 비해 편곡이나 음향에 있어 들리는 느낌은 많은 차이가 있었고 훗날 이 문제를 간파한 밴드들은 각고의 노력과 키보드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두대의 건반을 두어 실제 공연장의 분위기를 장악하여 무대를 평정한 팀이 고 신해철이 앞장선 '무한궤도'였고 90년대엔 '소나기'라는 스쿨밴드였습니다.
시대를 거슬러 열악한 음향과 팀웍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음에도 또한 정치적으로 엄혹한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화음과 현란한 연주로 야외공연장이나 체육관에서 관객들을 열광시킨 팀이 여럿 있었습니다.
기타를 전면에 앞세우고 면도날같은 창법으로 내질렀던 밴드가 바로 '마그마'로 이팀의 보컬(과거엔 싱어라 했다.)겸 기타가 조하문이며 당시 현란한 기타로 장내를 뒤집어 놓은 '김광현'이며 드럼엔 문영식이 있었습니다.
물론 명동성당에서 전자기타를 친 작은거인 '김수철'도 있었지만 세명의 연주자가 팀웍을 맞추어 가요제에서 꽉찬 연주를 선보인 건 '마그마'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생 밴드 답지 않고 프로답다는 인상이 강해 대상을 못받았지만 이들이 연주한 '해 야!'는 연세대 응원가로 꾸준히 불리고 대학생이 아니어도 국어책에 나온 싯구에 매료되어 불렀고 87년도에는 솔로로 나온 조하문이 베이스를 들고 '이밤을 다시 한번'을 하면서 과거 불렀던 노래들을 하면서 마그마를 소환하지만 밴드는 없었고 조하문 혼자 직업가수가 되어 더 큰 무대로 가기 위한 준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조하문하면 사람들은 배우 최수종을 기억하지만 최수종 이전 마그마를 알던 사람은 조하문과 마그마가 얼마나 큰 족적을 남겼는지 이해하고 그들이 더 큰 음악을 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조하문을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일반인으로 가요계를 떠났고 조하문은 그 이후 음반을 내고 활발한 활동을 하다 그만 두고 이민을 가 신학교욱을 받고 목회자가 되었고 간혹 나오긴 하지만 과거 면도날 같은 노래소리는 세월속으로 사라졌습니다.
80년 대학가요제에 입상한 후 밴드가 음반을 발표했으며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대단한 연주들이 나오는데 특히 '아름다운 곳'같은 곡은 80년대 후반 뮤직비디오에서도 다시 재현되며 '잋혀진 사랑'같은 곡의 경우도 당시 마그마의 음악이 어떤지 보여주는 곡이라고 봅니다.
80년대에 나온 '마그마'의 음반은 발행량이 적어 희귀하며 간혹 인터넷에서 거래가 되기도 하지만 전문 수집가도 아니고 듣는 걸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 비싼 돈들여 살 이유도 없고 2004년 당시 600매가 발매될 때 구입하였습니다.
검은판이 아닌 빨간판이라 뭔가 어색하지만 마그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당시 희귀한 판들이 재판되어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러가지 희귀음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