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업과 실험
초등학교 당시엔 과학실험이 많았다. 그땐 자연으로 불렀는데 물체주머니 부터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보이고 알콜램프 끄는 법까지...
그런데 나의 경우는 초등학교 때 보다 실험을 더 많이 했던 건 중학교 1학년 때와 2학년 때였다.
주제에 벗어난 이야긴데 2학년 때 반에서 1번을 했었다.
통상 중학교 당시 1번은 키가 가장 작은 학생들 차지였다.
초등학교 땐 생일순서로 했었던 것 같다.
키가 작지도 않은데 어쩌다 1번을 했었는데 이유는 개교이래 처음으로 만든 남녀합반 때문이었다.
이유는 학생수를 한반에 60여명 맞추다 보니 여학생은 남고 남학생은 부족해 남녀합반을 만들었다.(학교운영이나 비용문제가 가장 큰 원인)
그런데 남녀합반의 1번 녀석이 도저히 있기가 어렵다며 (아마 짝이 마음에 안들었나?)담임선생님께 호소를 했고 마음이 좋으셨던 선생님은 다른반에 '지원자가 있다면 바꿔주마!' 하고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공개 지원신청을 받았으나 부끄럽기도 하고 남의 시선 때문에 지원하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
난 기회구나 싶어 손을 들어 남녀합반으로 가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남학생만 있던 반은 아이들이 동네별로 파벌, 초등학교 출신별로 알력도 있었고 툭하면 싸움이고 그 생활이 1학년 때도 그랬고 2학년 때도 달라질 분위기가 아니었고 옆 교실의 3학년들이 들어와 (선도부 뿐 아니라 껌 좀 씹는 선배들) 공포분위기 조성하고 자주 구타를 했다.
형이나 친척이라도 있으면 피해가 덜했으나 당시 시골엔 아는 이들도 적었고 배타적인 분위기가 심해서 이웃동네를 갔다가 혼나고 1학년 때는 혼자 불리어가 선배들에게 얻어맞고 아무튼 학교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와 가장 친했던 녀석이 남녀합반에 있어 난 주저없이 바로 가방을 싸서 반을 이동했다.
일단 좋은 점이 많았다.
3학년들의 출입도 없었고 남학생반에 비해 점심시간도 길었는데 당시 이 학교는 교실 청소를 꼭 점심시간 이후에 해서 밥을 편히 먹을 수 없었다.(남학생들은 빨리 먹고 청소하자는 게 당시 분위기... 도시락을 다 먹기도 전에 책상 나르고 빗자루 질)
늘 그렇지만 선생님이 계시면 대부분 하는척 하다가 자리를 비우면 청소하는 녀석들만 늘 청소를 하는 관행이 만연되 있었는데 남녀합반엔 학생들이 전부 교실청소를 했고 여학생들은 식사시간이 길다보니 밥먹을 여유가 있었다.
아무튼 1번이라는 번호를 갖게 되어 매시간 불리어 답을 하거나 문제를 풀었는데 이게 영...
성적이 좋거나 말주변이라도 좋으면 뭐라도 되는데 칭찬보다 지적을 받는 경우도 많았고 내가 못하느냐 잘 하느냐에 따라 반 분위기는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 했다.
다행히 아슬아슬한 순간도 많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특히 과학 선생님은 실험을 많이 하셨고 실험조교를 뽑는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지명하기 보다는 지원자를 받는다고 해서 지원을 했고(이것도 지원자가 없었다.) 선생님을 도와 기자재도 운반하고 당시 자석을 이용한 실험이나 다른 여러가지 실험을 학생들 앞에서 선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과학을 잘한다거나 학과성적이 좋았던 건 절대 아니었다.
아무튼 그때가 과학실 출입을 가장 많이 한 시기였고 실험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그 이후 전학을 간 도시의 학교에서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실험실을 간 기억이 없다. 단 청소를 하러 가보긴 했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성적에 그리 얽매이거나 연연하지 않았는데 당시 얻었던 경험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마음을 즐겁게 한다
지금의 과학교육은 너무나 이론 중심에 치우쳐 있고 과학에서도 점수가 많이 나는 쪽으로 호불호가 강하다.
이왕하는거 문제풀이와 이론에만 치중하지 말고 살아있는 수업이 시행되었으면 좋겠고 특히 과학실험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