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어컨을 설치하며
산지 엊그제 같은데 19년 째 에어컨을 사용했다.
처음 살 때 급하게 사다보니 효율이 떨어진 건지 아니면 설치할 때 문제가 있던 건지 시원한 느낌이 덜했다.
그래도 거실 한가운데 버티고 앉아 더위에 힘들어 하는 이들을 시원하게 해주고 아이들과 함께한 고마운 존재였다.
둘째 녀석이 태어나기 전 부터 집에 있었고 가끔 이것을 쓰러 뜨린다고 작은 녀석은 가족들을 협박하기도 했지만 잘 버티었었다.
그러나 5~6년 전 부터 너무 더운 우리집의 열기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 같았고 특히 제작년과 작년의 8월 더위엔 너무 무기력했다.
냉매가 부족한 것 같아 가스를 넣어 봐도 별 효과가 없어 신청을 했지만 당시 예약한 에어컨이 한달이 지나도 오지 않아 해약을 했고 작년엔 집에 사람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는가 했지만 가끔씩 집에 들리는 ? 나는 일하는 곳에서도 에어컨이 고장나고 그마저도 9월에 고쳐 잠시 시원하긴 했지만 너무 고생을 했었다.
큰 아들녀석은 독서실에서 살고 작은 녀석은 PC방에서 놀고 아내는 병원에서 종일 있긴 했지만 가끔 집에 들리는 처가의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할 정도로 더워 밖에서 만나거나 우리가 시골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에서 휴가 때 오는 아내의 지인들에게 미안한 부분도 있었다.
아무튼 작년 가을 부터 산다! 산다! 결심을 했지만 살림을 치우고 정리를 한 후 에어컨의 본체와 실외기의 자리를 다시 잡는 것도 중요해서 미루고 미뤘는데 지난주 예약을 하고 기다리자 마자 기사분들이 특전사나 한전에서 사용하는 안전벨트를 걸치고 설치에 나섰다.
외벽으로 선을 다시 뽑고 실외기도 더 큰 것을 설치하여 새로운 에어컨을 가동했다.
지금은 큰 더위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7~8월 그리고 9월에도 사라지지 않는 폭염을 이제는 덜 걱정해도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