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서 쓰는 용어
주계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해병대 출신 선배로 부터이다.
휴가를 나올 때 군복엔 해병특수수색대 휘장이 있고 녹색의 베레모를 쓰고 해병대만의 공수휘장을 달고 있어서 참 어려운 곳에서 힘들게 근무를 하는 구나! 했다.
해병대도 힘든데 거기에 특수부대와 성격이 비슷한 수색대에 있으니 얼마나? 쎈 훈련을 했을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얼룩무늬위장복을 입고 있었는데 후에 군대에 가서 알게 된 것이 이 옷은 개인지급품이 아닌 부대의 재산이었고 당시 해병들은 사비를 들여 군장점에서 맞춰 입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분명한 건 이 선배의 술자리에서 특수훈련 이야기 보다는 밥하는 이야기가 있었고 취사병이라는 말보다 주계라는 용어를 썼고 식판이라는 말보다는 트레이라는 말을 썼고 야전상의는 '실잠바'라고 해서 속으로 잠바가 실로 되어있어 그런가? 했는데 field (필드)라는 발음이 실로 되면서 그렇게 되었던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 선배는 특수수색대(해병대 보병사단이나 여단에 속한 수색대를 이렇게 불렀는데 육군보병사단의 수색대대와 비슷하지만 특수전 사령부가 없는 육군과는 다른 임무를 한다고 했다.)는 아니었으며 서해5도에서 근무하는 일반해병이었고 휴가 나올 때 서울역이나 용산역 근처의 군장점에서 변신을 하고 온다는 것을 알았고 많은 해병대 지원자들이 특수수색대를 선망하여 가지만 군대라는게 해병도 그렇지만 다양한 병과가 있고 보직이 있으니 자신이 하겠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수색대는 해병대 안에서도 소수니 더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중요한 건 군대용어의 상당수가 육군도 그렇지만 일본군의 용어를 사용한 것이 많았고 그 용어는 합법적으로 쓰인 경우도 많고 음성적으로 하급병사들에 의해 사용되었고 어느 날 부터는 용어가 정리되어 해병대에서 쓰던 용어도 변했다고 한다.
주계라는 용어를 해군이나 해병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명함을 보면 육군의 사단 경리부에서도 사용한 흔적이 보이며 주로 물자와 돈을 관리하는 업무와 밀접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