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다섯손가락 1집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lkjfdc
2021. 10. 6. 18:21
일주일의 중간 비가 내리면 낮부터 술집에 모이거나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보며 들판을 바라 본적이 있었다.
지금은 귀찮고 우산을 챙겨야 하나 출근할 걱정을 하고 일을 할 때는 집에 어떻게 갈까? 를 궁리한다.
과거에도 수요일 쯤이면 라디오로 '이 노래'가 나왔고 장미꽃의 판매가 늘어 꽃집과 농가관계자분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이두헌은 대학 신입생 시절 술에 취해 학교 이곳 저곳을 배회하고 반항기 있는 모습으로 살았는데 마음에 드는 여자 동기생이 있었고 그녀에게 고백을 하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노래를 만들어 음반을 만들고 방송에서 발표를 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부담스러워 했고 그 이후 연속해서 만든 노래가 86년 발표한 '사랑할 순 없는지' 였다고 한다.
1집 새벽기차의 경우 방송에서 큰 힛트를 쳤고 밴드의 가수인 임형순이 불렀으나 이 노래는 이두헌이 기타를 치면서 건반의 음율을 넣어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실제 공연장에서의 모습은 음반의 느낌보다 연주음이 강하고 기타의 간주와 후주가 좋고 건반의 연주는 비가 오는 느낌을 잘 표현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가끔씩 TV에 나와 다섯손가락의 멤버들은 이곡을 연주하며 그때와 조금 다르지만 보여주고 있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또한 대중음악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주면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베이비붐의 마지막 세대지만 이들은 늘 청년같다.
사람들은 사랑타령이나 개인적인 감성을 표현하는 밴드로 알고 있지만 심의에 의해 가사를 바꾸기도 했고 이들의 노래들은 가볍지 않았으며 4~5년 활동을 하고 해체되었지만 여러 연주자들이 활동을 했고 그 영향은 적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빨간장미와 흑장미를 구분하지 못했던 시절 공연을 하거나 축하의 자리에 꽃을 주고 받기도 했는데 대부분은 또래의 친구이거나 선후배였고 노래의 사연처럼 여성들은 없었다.
부담을 준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잊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열정과 감성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지 않겠지만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나고 싶고 떠올리기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만나 반가움을 느끼고 기쁠 수 있지만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나이듬의 흔적을 보고 현재의 모습을 실감할 수도 있다. 또한 실망의 느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망하기 전에 좋았던 기억들은 그 기억대로 남겨두면서 그리고 그도 그녀도 나에게 실망할 수 있음을 생각하며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을 들을 때면 스물살 시절의 느낌이 되살아나고 잔잔하게 라디오로 들려오던 그 느낌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