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람들과의 인연

lkjfdc 2020. 9. 28. 15:38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특히 모르는 곳 , 자주 가지 않는 곳에서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만나는 일은 신기하다.

특히 나는 한번 보면 상대가 잘 까먹지 않는 얼굴이라 시간이 지나도 금방 알아보는데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일인지 모르겠다.


아마 지명수배를 받으면 한시간 이내에 잡힐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정보기관이나 보안관련 일을 하는 사람을 뽑을 때 개성이 강하고 눈에 잘 뜨이는 사람은 잘 뽑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 서울 중심가도 아니고 서울의 한 조용한 주택가를 지나는데 같은 과 여자후배를 만나 서로 놀랐었다.

그 후배는 그곳에 사는 것도 아니고 서울에 일 보러왔다 우연히 만났는데 바삐 가는 중이라 전화번호만 주고 받았었다.


또 한번은 안양에 살 때 동네에서 추리닝 바람으로 부담없이 걷는데 군대에서 병기계 후임을 했던 부사수를 만났었다.

몇 백명 되는 부대 인원도 아니고 감편부대라 20여명 같이 근무했는데 신기하게도 전국에 다 흩어져 있어 만날 확률이 없는데 만났다.(집이 안양이 아니었고 고향은 서산인데 부천 살던 이)

나이는 같았으나 늦게 군대에 와서 고생했던 사람인데 제대후에도 존대를 해줘서 미안했었다.

그리고 조금은 민망한 만남도 있었다.

지금이야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갈 때 자가용을 타고 가는 일이 많지만 25년전 자가용 보다는 개인이 갔을 때 출입사무소에서 소개영화를 보고 사무소에서 마련한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를 가는 경우가 많았다.

혼자 속초에서 버스 타고 현내면 거쳐 힘들게 갔는데 셔틀버스가 잘 맞지 않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막 출발하는 버스가 있음에도 다음 시간까지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직원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당시 남편과 아기와 시부모까지 함께 온 학교의 여자동기생이 이 장면을 목격 했다.

난 졸지에 이상한 사람이 되어 얼굴이 뺠개지고 난처해졌었다.

'어머! OO이 아니니... 얼마만이야?'

모르고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신랑과 시부모님은 상황을 보더니 전망대로 가는 길이라며 신고서류를 다시 바꿔 나를 가족의 자가용 조수석에 태우고 그녀가 뒷자석으로 자리를 바꿔서 타고 바로 출발을 했었다.


그 외에도 종각앞에서 같이 근무하던 원장님을 만나기도 하고 강화에 갔을 땐 읍내를 지나다 학교 후배를 만난적도 있었다.


또한 학원에 있다보니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차를 기다리다 과거 가르쳤던 학생들을 만날 때 반가웠고 파주 도라산 학술토론회 방청객으로 참석을 했을 때 과거 학원에서 가르친 육사의 여생도를 보고 놀란 경우도 있었다.

일반대학에 갔다 다시 진로를 바꿔 사관학교에 간 걸 보고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는 인연을 좋은데서 만날 수 있지만 뭔가 안 좋은 곳에서 만날 때도 있었다.

가급적이면 좋은데서 만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