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이야기

오래된 주남연필을 받았다.

lkjfdc 2020. 9. 2. 07:19











살다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경우가 있다.

보름전이었다.


여러곳을 찾아도 구할 수 없었던 국산 주남연필( 적청연필이라고도 한다.) 특히 문화연필에서 만든 큰산이 표시된 것 2자루 작은산이 표시된 것 3자루 도착을 했으며 이 연필 뿐 아니라 동아연필에서 나온 제품도 4자루가 도착을 했다.

아니 무슨 연필에 그리 감동을 하냐?는 분도 계실 테지만 이 주남색연필은 20대 때 자주 써왔던 필기구였고 다른 무엇보다도 임무수행 때문에 늘 깎거나 보관했던 물건이었다.


주로 문화연필을 사용했었으나 90년대 말 국산주남연필은 아예 단종이 되어 사라졌고 흔히 쓰는 HB연필 자체도 사용자가 줄었다.

연필사용자가 줄고 대부분 국산연필공장도 문을 닫다보니 중국이나 베트남에 위탁가공을 했다.

군시절 전주시내를 빠져 나오다 보면 팔복동에 낙타표 연필 공장의 굴뚝이 눈에 보였고 연필이란 건 계속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았다.

특히 애용하던 주남연필을 구하고자 했지만 일제나 미제 같은 외제만 보이고 그 마저도 대도시의 큰 매장이나 인터넷으로 해외배송비를 지불하여 고가에 살 수 밖에 없었고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국산의 그것과는 사용하는 기분이 달랐다.


어쩌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이 연필을 갖고 있는 분과 연락이 되었으며 다양한 연필을 수집하고 관심이 많은 한 분이 망설임도 없이 다양한 연필들 특히 지금은 단종된 특색있는 국산연필들 까지 여러 자루 보내 오셨다.

무언가를 애써서 수집을 하고 아껴둔 것을 달라고 하는 것 처럼 난처하고 곤란한 경우는 없다.

돈을 줄테니 팔라고 했지만 그분은 거절을 했고 가지고 있는 몇 개를 보내준다고 했다.

그러나 보내준 연필은 주남연필만 있지 않았고 연필갯수도 갯수지만 모르는 연필의 이력을 설명까지 해줘서 감동을 받았다.

특히 주남연필은 아까워서 구경만 할 것 같고 빛이 잘 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해야 할 것 같다.

연필에 대한 설명과 제조년도를 하나 하나 써서 보내주신 분께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다양한 연필을 보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